[인터뷰]풍토이야기 수필집 낸 김유혁교수

  • 입력 1997년 2월 1일 20시 15분


[金炳熙기자] 『지역사회개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풍토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풍토는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는 지역민의 문화와 삶의 원형이 배어 있습니다』 단국대에서 95년부터 「풍토와 인간」이란 강좌를 개설, 풍토에 얽힌 이야기 학설을 과학과 접목해 명성을 얻은 이 대학 지역개발학과 金裕赫(김유혁)교수. 최근 강의와 연구자료를 모아 「당신은 바람을 보았습니까」(효형출판)라는 에세이집을 펴냈다. 그는 『우리의 김치와 국수 태극기 색동저고리에는 자부심을 가질 만한 깊은 뜻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김치는 우주의 맛입니다. 퇴계선생이 말한 우주의 4대요소인 수화(水火)와 초목(草木) 동물 인간의 네가지 요소가 고루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 지나야 제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부실공사는 이런 우주의 절대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재앙입니다』 한반도를 호랑이다 토끼다 하고 모양을 따서 얘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계적 명당」이란 게 김교수의 주장. 『북으로는 장백산맥이 북풍을 막아주고 동으로 일본 열도가 방파제 역할을 하며 서쪽으로는 중국대륙이 버티고 있어 영락없는 좌청룡(左靑龍)우백호(右白虎)형국입니다. 게다가 태극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의 창조원리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21세기는 우리에게 기대해 볼만한 시대입니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교수는 74년 지역개발학과를 창설하며 한 지역과 풍토의 연관성에 깊은 관심을 쏟게 됐다고 한다. 그는 몽골 유목민들의 주거인 파오연구에 이런 철학을 적용해 개발계획을 세워 몽골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21세기 정보사회에는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주로 다루게 됩니다. 우리 문화와 풍토속에서 얼마든지 많은 지식과 경험을 확인하고 삶의 질에 이바지할 과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욱 연구해야 할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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