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콩나물교실」넘어 교육의 質的향상 중요

  • 입력 1997년 1월 28일 20시 25분


▼19년전인 78년 서울 독산초등학교 2학년5반. 이 학급은 당시 학생수 1백4명으로 우리나라 최고 「콩나물 교실」을 기록했다. 당시 본보는 이 학급이 아마도 세계제일의 과밀학급일 것이라고 전했다. 20평이 채 안되는 교실에는 칠판 바로 앞까지 책걸상이 빽빽히 들어찼다. 통로마저 없어 쉬는 시간엔 아이들이 책상위로 뛰어다녔다. 담임교사가 학생 이름을 몰라 「얘」 「너」로 부르는 게 예사였다 ▼50∼70년대 서울에는 80∼1백명씩 되는 학급이 부지기수였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이끄는데 바빠 항상 쉰 목소리였다. 뒷자리에선 담임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고 앞자리 학생들은 늘 분필가루를 뒤집어써야 했다. 서울 등 대도시 초등학교에선 교실의 태부족으로 2부제 수업이 보통이었다. 3부제도 더러 있었다. 70년대말 중학교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콩나물 교실은 중학교로 옮겨갔다 ▼그러나 당시 학급당 70명이 넘던 서울시내 중학교 1학년 학생수는 80년 69.4명, 85년 63.2명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90년에는 51.9명, 96년 42.5명을 거쳐 올해 39명으로 줄었다. 전국통계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는 35.7명, 중학교 46.5명, 인문계고교 48.9명이다.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학교와 교실을 짓는데 교육예산을 집중투자한 결과다 ▼그럼에도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들과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학급당 학생수는 물론 교사 1인당 학생수도 초중고교 모두 평균 10명대인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20명대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양적(量的)측면도 중요하나 이제 교육의 질적(質的)측면을 생각할 때가 됐다. 가령 칠판만 향해 있는 획일적 자리배치를 선진국 교실처럼 다양하게 해 창의성 교육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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