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콩 민주당의 장래

입력 1997-01-23 20:34수정 2009-09-2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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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공식적으로 오는 7월1일 자정을 기해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지만 새해 들어 이미 주권이양은 시작된 느낌이다. 지난해말 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董建華(동건화·59)는 이미 홍콩정청의 현임 사(司·장관)들을 차례로 면담하면서 유임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고 언론들도 크리스 패튼 총독에 관한 뉴스를 작게 취급하는 대신 동건화의 일정 자체를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요즘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이 홍콩 민주당이다. 그동안 홍콩 민주세력의 구심점을 자처해온 민주당은 현재 중국 당국의 협공과 홍콩 시민들의 상대적인 무관심 등으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민주당은 지난 93년 홍콩동맹 소속 의원 13명과 주로 학자출신들이었던 의원 4명이 합쳐 당원 6백명으로 출범했다. 당시 민주당의 결성은 홍콩시민의 민주화 열기를 조직화하는 동시에 중국당국에 이를 과시하자는 측면이 강했다. 그리고 이 의도는 홍콩에 조직적인 민주야당 세력을 키워두려는 패튼 총독의 입장과도 맞아떨어져 민주당은 95년 현재의 입법국 선거에서 전체 60석중 29석을 석권, 제1당으로 부상했다. 사실 민주당과 민주파 인사들의 활동은 그동안 홍콩TV의 가시청 지역인 남중국 일대 중국인들에게 민주화를 가르치는 효과를 낳았고 정치에 대한 비평능력을 은연중 길러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중국측은 현 입법국 구성이 중국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주권반환 이후에 해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그런데 민주당의 고민은 이같은 중국 조치에 대해 민주당이 아무리 항의해도 시민 반응이 무덤덤한 데 있다. 최근 홍콩대 사회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홍콩시민중 70%가 임시입법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적으로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겠다는 의미이며 현재와 같은 부와 자유가 계속 보장되는 한 정치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의사표시이기도 한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자신을 얻은 북경측은 최근 민주당과 협력관계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포용의 제스처마저 보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임시입법회의 1년간 임기가 끝나고 새로 입법국이 구성되는 오는 98년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차기 입법국 전체 의석 60석중 20석만 직선에 의해 선출하고 나머지는 직능대표로 채울 계획이다. 이 경우 민주당은 직선 의석을 모두 석권해도 원내의석이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게 된다. 민주당은 사회주의 체제하의 홍콩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아무리 어려워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정당으로 그 소임을 다하고 민주화의 여정을 걷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같은 여정은 홍콩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없는 한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광 석<홍콩부디스트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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