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지붕밑의 작은 우주」

  • 입력 1997년 1월 22일 20시 51분


「김기석 지음」 「李光杓 기자」 집이 사라지면 사람도 사라진다. 인간의 역사는 집을 얻거나 지키기 위한 역사라는 기본 전제 아래 집에 대한 역사와 동서양 건축물에 대한 감상 등의 집 이야기를 다룬 책. 이 책의 제목은 「우주라는 말이 집 우(宇), 집주(宙)자로 이뤄진 것처럼 집은 바로 우주의 축소판」이라는 저자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집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우선 부엌에 주목, 창고 외양간 침실이 분리돼나가도 부엌만은 아직까지도 거실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듯 부엌은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한다. 우리 전통 부엌의 긴 부뚜막은 수작업 공간이 길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발달한 형태며 서양에서는 이것이 19세기 이후에나 나타났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과 서양의 건축물을 비교하는 대목에선 「서울의 발코니는 왜 있는가」라는 글이 눈길을 끈다. 우리의 발코니는 한때 장독대나 빨래를 널어놓는 공간으로 활용됐었으나 지금은 이런 것들이 모두 사라져 발코니는 생동감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노르웨이에선 주부들이 발코니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남편 흉을 보기도 한다. 로마엔 무솔리니가 연설했던 발코니가 있고 스위스의 발코니는 항상 꽃으로 가득차있다. 저자는 우리도 발코니에 꽃을 매달고 이웃집 사람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살림·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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