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8분


「金次洙기자」 콜라병을 재앙으로 생각했던 영화 주인공 부시맨과 구조주의 인류학의 선구자로 현대지성을 대표하는 레비스트로스. 이들은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문화수준은 천지차이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이유와 문화간의 차이 등을 인류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폭넓게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사람이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 것은 언어를 통해 문화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침팬지 등은 간단한 도구를 만들어 먹이를 사냥한다는 것. 반면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자란 아이들이 인간적 특성은 전혀 없이 동물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연구사례도 소개돼 있다. 관습과 생활방식의 차이를 만들어낸 사회경제적 환경 등을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다룬 대목도 흥미롭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이 소를 숭배하는 이유는 소규모 농업경제를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유태인과 이슬람교도들이 돼지고기를 먹지않은 것 역시 유목이나 반정착 농업을 하는 이들이 돼지사육으로 인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지않는 관습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아마존강 유역의 야노마뫼족의 여아살해 관습과 우리의 남아선호사상 비교를 통해 남아선호의 잔인성과 위선을 꼬집었다. 전남대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1세기의 한국과 한국인」 「호남사회의 이해」 등의 저서와 역서 「인류학의 문화이론」이 있다. 최 협 지음 (풀빛·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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