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풍년 시름과 소비자가격

동아일보 입력 1996-10-22 20:06수정 2009-09-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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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들판에 농민들의 시름이 가득하다. 좋은 날씨에 병충해 태풍 등의 피해가 없 어 올 쌀농사가 대풍인데다 야채와 과일 등도 유례없는 풍작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 나 농민들은 쌀수매가 동결, 수매량 축소 등으로 영농의욕이 크게 꺾이고 배추 무 감자 등 야채류와 고추 마늘 등 양념류, 사과 배 등 과일류값은 작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큰 걱정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아예 애써 가꾼 배추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턱없이 비싼 값에 야채와 과일을 사먹어야 하고 값내린 채소 등을 재료로 쓰는 시중음식값 또한 인하는커녕 인상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3∼4년을 주기로 되풀이되고 있는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농산물의 경우 조금만 흉작이면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고 풍작이면 운반비에도 미치 지 못하는 시세 때문에 들판에 그대로 버려지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간상인들만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은 역대 정부가 농산물가격정책을 운위할 때마다 들먹여 왔다 . 그러나 5,6단계가 넘는 복잡한 유통구조는 여전해 배춧값의 경우 79%가 유통마진 이며 일부품목은 생산지값의 10배가 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 를 단순화하고 생산자 중심으로 수직계열화하는 것은 단순히 가격안정정책 차원만이 아닌 개방화 시대 국내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당장은 전국 도시에 생산자 직판시장을 확대, 적정한 값으로의 소비촉진을 도모하 고 이를 방해하는 기존 중간상인들의 농간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생산자도, 소 비자도 울리는 풍년시름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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