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네르, 메드베데프에 0-2→3-2 대역전승…호주오픈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8일 22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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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4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데뷔 후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탈리아의 얀니크 신네르가 28일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에 3-2 역전승을 거둔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신네르의 데뷔 후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이다. 멜버른=AP뉴시스


신네르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세계 3위)와 3시간 44분 접전 끝에 3-2(3-6, 3-6, 6-4, 6-4, 6-3)로 역전승을 거뒀다.

신네르는 4강전에서 세계 1위이자 호주오픈 최다 우승 기록(10회)을 보유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고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신네르는 이날 경기 초반 메드베데프에게 서브와 리시브 모두 밀리며 1,2 세트를 연거푸 3-6으로 내줬다. 3세트 중반까지도 승리확률 5%로 밀리던 신네르는 게임스코어 4-4에서 6-4로 세트를 따낸 뒤 이어진 4,5세트에서도 메드베데프를 서브와 리시브에서 압도하며 연거푸 따냈다. 첫 2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는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신네르와 메드베데프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승리 예측이 어려웠다. 신네르는 이날 전까지 메드베데프와 9번 만나 3승 6패로 열세에 있었지만,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는 신네르가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대회 결승 이전까지 6경기 동안 조코비치에게 1세트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실 세트로 경기를 승리해 온 신네르의 기세를 메드베데프가 꺾기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이 때문에 결승전 시작 전에 두 선수의 승리확률이 각각 50%로 동률이었다. 결국 2024년 첫 대결에서 신네르가 승리하며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을 만들어냈다.

2018년 데뷔한 신네르의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은 4강(윔블던)이었다. 이 대회에서 ‘BIG 3’로 불리던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조코비치 외의 선수가 우승을 한 것은 2014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 이후 10년 만이다. 또 신네르는 2008년 21세의 나이로 이 대회 우승을 했던 조코비치 이후 16년 만에 최연소 남자 단식 챔피언이 됐다. 신네르는 2001년생으로 올해 23세다.

반면 2021년과 2022년 이 대회에서 조코비치와 나달에 각각 밀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에서도 신네르에게 무릎을 꿇으며 호주오픈 우승컵과 인연이 닿지 못했다. 메드베데프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2021년 US오픈이 유일한 데, 자신의 메이저 타이틀 추가를 이번에도 달성하지 못했다.



전날 열린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정친원(중국·세계 15위)을 1시간 16분 만에 2-0(6-3, 6-2)으로 꺾고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사발렌카는 이날 승리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우승 상금 315만 호주달러(약 27억7000만 원)를 받았다. 사발렌카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또 메이저 정상에 오른 뒤 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우승을 해보니 그 선수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며 “특히 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25세까지 메이저대회에서 2번 이상 우승하길 바랐다”고 했다. 사발렌카는 아버지가 눈을 감은 2019년 전까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6강(US오픈)이었다.

사발렌카는 또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 세트’ 우승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이후 US오픈 준우승 등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4강 이상 성적을 냈던 사발렌카는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부터 활약을 펼치며 남은 메이저대회 성적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전의 패배가 내게 좋은 교훈이 됐다”며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우승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내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2014년 호주오픈 우승자인 리나 이후 중국 선수로는 10년 만에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정친원은 사발렌카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리나는 2011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고, 201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은퇴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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