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개회식이 열린 항저우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은 ‘큰 연꽃’으로도 불린다. 28개의 큰 연꽃잎과 27개의 작은 연꽃잎 형태의 구조물로 구성됐다. 첸탄강의 물결과 항저우의 비단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이날 개회식의 테마는 ‘아시아에 이는 물결(Tides surging in Asia).’

개회식이 예정된 오후 8시(현지시간 기준)를 2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된 오프닝 퍼포먼스는 ‘가을빛의 물(Water in Autumn Glow)’을 주제로 다채로운 장면을 연출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개회식장 공중에 걸어놓은 스크린을 전광판 삼아 영상을 구현해내기도 했다. 오성홍기 게양과 함께 각국 선수단의 입장이 시작됐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총 45개국 중 16번째로 입장했다. 개최국 중국을 제외하고 알파벳 순서에 따라 순서를 정했다. 한국은 펜싱 구본길, 수영 김서영이 공동 기수로 선수단 앞에 섰다. 구본길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남자 주장, 김서영은 여자 주장을 맡기도 한다. 선수들도 밝은 표정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축제의 순간을 각자의 기억에 새겼다. 개회식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도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역대 최다인 1140명의 선수단(선수 867명, 임원 273명)을 파견했다. 금메달 50개에 종합 3위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북한은 앞서 7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는 남자 사격의 박명원, 여자 권투의 방철미가 맡았다. 개최국 중국이 마지막 45번째로 입장하면서 개회식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 주석의 개회 선언에 맞춰 스크린에는 ‘디지털 불꽃놀이’가 선보여졌다. 이어 중국의 남자 배드민턴 정스웨이, 여자 탁구 순잉샤가 선수단, 육상 양종민, 사격 가오쟈치가 심판진을 대표로 선서를 했다. 이어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갈라쇼가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였다. 조직위원회가 사전 예고한 대로 마지막 주자 중국 수영 국가대표 왕슌이 성화를 받아들자 스크린 화면을 통해 디지털로 구현한 성화주자가 함께 성화대로 향했다. 여기에 1억 명이 넘는 디지털 성화 봉송자들이 더불어 가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점화 장면을 연출하며 16일간 항저우를 밝힐 성화가 불붙었다. 이어 대회 주제가 ‘The Love We share‘이 개회식장에 울려퍼지며 2시간여의 개회식이 끝났다.

항저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항저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