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오픈 4라운드서만 6타 줄여
선두 버클리에 1타차로 역전 우승
4승 중 최경주 우승한 대회서 3승
아내는 KLPGA 7승 거둔 오지현
김시우(28)가 결혼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시우는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헤이든 버클리(27·미국)를 한 타 차로 제친 역전 우승이었다. 한국 선수의 PGA투어 24번째 우승이다. 소니 오픈에서는 2008년 최경주(53) 이후 15년 만에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오른 김시우는 우승 상금 142만2000달러(약 17억5000만 원)를 챙겼다.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7승의 오지현(27)과 결혼했다. 주니어 국가대표로 인연을 맺은 두 선수는 2019년부터 교제했다. 결혼식 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신혼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시우는 이번 대회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신혼여행을 겸해 오지현과 함께 하와이로 건너왔다. 김시우는 “대회를 하러 온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편하고 힘이 돼 좋았다. 지현이가 (갤러리로) 같이 걸어줘서 긴장된 상황에서도 좀 더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 2승은 빠르게 찾아왔는데 3승은 시간이 좀 걸렸다. 4승도 시간이 꽤 걸렸지만 생각보다는 빨라 기쁘다. 1, 2승이 빨랐던 만큼 나 스스로 큰 선수라는 착각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오지현은 자신의 투어 활동을 잠시 접고 김시우 내조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지현은 “내가 선수일 때 경기하는 것보다 더 떨린다”며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같이 다닐 예정이다. 이젠 골프 선수보다는 김시우의 아내로 열심히 내조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김시우는 선두 버클리에게 3타 뒤진 공동 5위였다. 최종 4라운드 1∼3번홀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김시우는 17번홀(파3)과 18번홀(파5) 연속 버디로 승부를 뒤집었다. 17번홀의 칩인 버디가 역전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김시우는 “17번홀에서 어프로치 하기 전 갤러리들 환호를 듣고 뒷조의 헤이든이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한 걸 알았다”며 “나는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 공격적으로 경기했는데 그게 들어가며 흐름이 내게 온 것 같다”고 했다.
김시우는 최경주(8승)에 이어 한국 선수 PGA투어 다승 2위(4승)다. 김시우는 4승 중 3승을 최경주가 먼저 우승한 대회에서 거뒀다. 소니 오픈과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최경주 2011년 우승)을 비롯해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윈덤 챔피언십은 최경주가 우승한 2005년 당시엔 대회명이 크라이슬러 클래식이었다. 김시우는 “최 프로님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가게 돼 영광이다. 다른 대회에서도 (최 프로님을) 따라 우승할 수 있다는 의미인 만큼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번 소니 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김시우는 20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한다. 2년 전 김시우가 투어 3승째를 수확했던 대회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한국 선수의 PGA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3승)과 타이가 된다.
이번 대회 파워랭킹 1위로 우승 후보 1순위였던 김주형(21)과 임성재(25)는 컷 탈락했다. 루키 김성현(25)과 안병훈(32)은 나란히 12언더파 268타로 공동 12위, 이경훈(32)은 10언더파 270타로 공동 28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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