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 허훈(26·KT·사진)이 한층 빨라진 패스와 경기 조율로 팀의 KBL(한국농구연맹) 컵대회 4강 진출을 이끌었다.
KT는 16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에서 지난해 챔피언 오리온을 85-69로 제압했다. 2연승으로 예선을 통과한 KT는 17일 SK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DB-현대모비스의 4강전도 이날 열린다.
허훈은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는 데 치중하면서 8점을 보탰고, 어시스트 6개를 올렸다. 허훈의 빠른 패스 전개로 KT는 36개의 3점슛(10개 성공)을 시도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김동욱(15득점), 김영환(14득점), 김현민(10득점), 캐디 라렌(6득점) 등이 고르게 득점에 가세했다.
5명 전원이 빠른 공수 전환에 이어 3점슛을 던지는 ‘양궁 농구’가 장기인 KT는 허훈이 드리블 시간을 줄이고 빨리 패스를 뿌려주면서 많은 슛 기회를 잡았다. 허훈은 하프라인을 재빠르게 넘어와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센터와 2 대 2 스크린플레이를 펼치면서 좌우 코너와 45도 지점에 있는 동료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허훈은 3점슛을 직접 해결하기도 했다. 52-48로 앞선 3쿼터에서 패스에 이어 반대 공간 움직임으로 3점슛을 성공시켰다.
허훈 덕분에 백업 가드인 정성우의 경기 조율도 빠르게 전개됐다. 이날 서동철 KT 감독은 허훈-정성우-박지원으로 이어지는 스리(3) 가드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는 외국인 선수,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득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오늘은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이긴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KT 김영환은 “지난 시즌에 수비에서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 수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오리온은 더블 포스트 이승현과 이종현이 나란히 13점을 넣었지만 골밑 열세를 절감하며 리바운드 개수에서 27-49로 크게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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