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겐 약해져도 괜찮다는 말 해줄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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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조직위가 꼽은 말말말
“나트륨이 간절해 라면 먹고 싶어”, “싱가포르 시민권 얼마 걸려 얻나”
“숙소에 여섯명… 코를 너무 골아” 다음대회 포부에 애교 섞인 농담
도쿄에서의 아쉬움 등 담겨 있어

2020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내내 그날그날 선수들의 기자회견 발언 중 주목할 만한 ‘명언’을 소개해 왔다. 8일 폐막을 맞아서는 ‘말 중의 말’을 선별했다.

“결국 우리는 단순한 유희거리가 아니라 사람이다.”

―정신적 고충을 호소하며 평균대 종목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기권한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미국)는 선수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올림픽의 화두로 올려놨다. 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28개)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선수들에게는 좀 약해져도 괜찮다고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공감했다.

“라면을 먹고 싶다. 간장라면이 엄청 당긴다. 6개월 동안 라면을 못 먹었는데 큰 사발로 먹고 싶다. 나트륨이 간절하다.”

―올해 41세로 생애 여섯 번째였던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다이빙의 데라우치 겐(일본)이 ‘미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위트 있는 답변.

“캐디까지 여섯 명이 한 숙소를 썼다. 나이절 에드워즈(영국 골프 대표팀 주장)는 코를 정말 시끄럽게 곤다.”

―프로 골퍼 폴 케이시(영국)가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폭로한 선수촌 생활. 그는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에게도 선수촌 생활을 강력하게 추천했고, 그의 말을 듣고 선수촌에 짐을 푼 호블란도 선수촌 생활을 즐겼다고.

“싱가포르 시민권을 따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싱가포르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100만 달러(약 11억4500만 원)의 포상금을 준다는 얘기에 조정 남자 싱글스컬 은메달리스트 셰틸 보르크(노르웨이)가 던진 농담.

“부러졌더라도 상관없다. 정신은 살아 있고 이게 바로 올림픽이 있는 이유다. 내 부상이 잘 보여서 그렇지 다들 여기저기 멍들고 상처투성이다.”

―중국과의 조별리그 경기 중 코뼈가 부러졌던 미국 여자 수구 대표팀 주장 마거릿 스테픈스(28)가 부상에 대해 남긴 말. 미국 팀의 3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스테픈스는 여자 수구 올림픽 최다골(49골) 기록도 남겼다.

“말이랑 하는 스피드 데이트라고 보면 된다.”

―처음 보는 말과 경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근대5종 여자 선수 마리나 캐리어(호주)가 남긴 말. 근대5종 승마는 대회 20분 전 무작위로 추첨된 말과 장애물 비월 경기를 펼쳐야 하는데 여자 경기에서 펜싱, 수영을 1위로 마친 아니카 슐로이(독일)가 말을 듣지 않는 말 때문에 최하위로 처져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문제는 우리 중에 누가 성별을 바꿔야 할지다.”

―요트 470급 남자 2인승에서 프레드리크 베리스트룀과 함께 은메달을 딴 안톤 달베리(이상 스웨덴)가 다음 올림픽부터 470급 남자 2인승이 사라지고 혼성경기로 바뀌는 것에 대해 던진 자조적 농담.

“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24 파리 올림픽도 우승하고 싶다.”

―도쿄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된 스케이트보드 여자 스트리트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13세 소녀 니시야 모미지(일본)가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밝힌 야심찬 포부.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쿄올림픽조직위#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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