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의 가치 증명한 넥센, 2018시즌은 이미 대성공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일 05시 30분


참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올 시즌 구단 안팎에서 일어난 어려움에도 넥센 히어로즈는 뚜벅뚜벅 걸어왔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PO)를 거쳐 SK 와이번스와 PO에서 맞붙었다. 사진은 지난 30일 PO 3차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넥센 선수단. 스포츠동아DB
참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올 시즌 구단 안팎에서 일어난 어려움에도 넥센 히어로즈는 뚜벅뚜벅 걸어왔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PO)를 거쳐 SK 와이번스와 PO에서 맞붙었다. 사진은 지난 30일 PO 3차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넥센 선수단.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의 2018시즌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거포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미네소타)에서 유턴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등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박병호와 이정후, 서건창, 고종욱, 김하성 등 주축 타자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특히 박동원, 조상우의 경찰 조사와 현금트레이드 파문이 연달아 터진 지난 5월에는 넥센타이어와 스폰서계약 조기 종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넥센은) 시즌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단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후반기 한때 11연승을 기록하는 등 정규시즌 4위(75승69패)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장정석 감독은 2017시즌 부임 후 2년째에 가을잔치를 경험하게 됐다. 단판 승부인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결정전(WC), 한화 이글스와 준PO(3승1패)를 여유 있게 넘어서고 PO 무대까지 올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끈끈한 팀워크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이택근은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후배들을 다독였고, 부상으로 이탈했던 서건창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김민성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기는 것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열린다. 경기에 앞서 넥센 장정석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열린다. 경기에 앞서 넥센 장정석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평균연령 25.5세의 젊은 선수들은 베테랑을 믿고 따랐다. 장 감독은 지금도 베테랑 선수들의 리더십을 반전 비결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안타를 친 선수가 덕아웃을 바라보며 양 손을 깍지 낀 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원팀 세리머니’는 인위적인 몸짓이 아닌, 절실함의 표현이다.

장 감독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견디기 어려운 치욕적인 비난을 모두 딛고 일어섰다. 결과가 하나 둘씩 나오니 선임 과정부터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던 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넥센 구단관계자는 “웬만한 사람이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엄청난 비난을 견뎌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의 멘탈(정신력)이 엄청나게 강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장 감독이라는 개척자를 믿었고, PO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기술보다 멘탈의 비중이 큰 PS 무대에서 경험치를 쌓은 것은 돈 주고도 못 살 가치다. 그렇게 ‘원팀’의 가치를 증명한 넥센의 2018시즌,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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