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채찍 횟수 줄여도 잘 달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7일 05시 45분


기수가 채찍을 들고 경주마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많이 때린다고 말이 잘 달리지는 않는다.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복지를 위해 경주마의 채찍사용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기수가 채찍을 들고 경주마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많이 때린다고 말이 잘 달리지는 않는다.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복지를 위해 경주마의 채찍사용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마사회, 글로벌 추세 따라 20회 허용
프랑스 6회로 축소…홍콩은 4회 권고

2017년 1월 마사회는 경주에서의 채찍 사용기준을 강화했다. 결승선 구간에서 25회만 허용되던 채찍 사용횟수를 20회로 축소했다. 경주마 복지가 강화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춘 것이다. 가죽이 아닌 패드채찍 사용도 함께 의무화했다. 프랑스도 올해부터 이슈가 되는 채찍 사용기준을 강화했다.

프랑스 경마 시행처 갤럽(Galop)은 2017년 2월 채찍 사용횟수를 8회에서 경마관계자 협의를 통해 6회로 더욱 축소했다. 이는 평지경주에서 7회, 장애물 경주에서 8회로 제한을 둔 영국보다도 엄격한 수준이다.

프랑스 갤럽의 앙리 푸레(Henri Pouret) 경마운영 이사는 “채찍사용 횟수를 12회에서 10회, 8회, 6회로 줄여나가고 있다. 무분별한 채찍 남용을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는 “패드채찍을 도입하고 기수가 팔을 어깨높이 이상 올려 채찍을 휘두르는 것도 금지했다. 경주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규정 위반을 하면 제재가 있다. 최초 위반 시, 75유로(한화 9만원)의 과태금을 부과하고, 6개월 이내에 재발하면 과태금 250유로(한화 30만원)와 함께 하루 기승정지의 제재를 받는다. 앙리 경마운영 이사는 “프랑스에선 기수들이 채찍을 남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번 규정 강화는 제재보다는 경주마 복지와 경마 이미지 제고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한국마사회는 현재 결승선 400m 구간에서 총 20회, 연속해서 10회 이하로 채찍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과태금을 처분한다. 경마 종주국 영국은 평지 7회, 장애물 경주 8회로 채찍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총 사용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나 연속으로 3회를 초과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아시아 최대 경마시행국 홍콩은 패드채찍만 사용하며, 심판위원이 재량에 따라 사용횟수를 규제한다. 마카오는 별도 규정은 없지만 연속해서 채찍사용이 4회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심판위원 재량으로 제재여부가 결정된다. 말은 때린다고 더 잘 달리지 않는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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