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단독후보 출마에도 갈등 치닫는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1일 05시 45분


신문선 후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문선 후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문선 후보, 현대가-비현대가 대결 규정
챌린지 수익금 조정 공약도 갈등의 소지
대의원 23명 중 최소 12표 확보가 관건
일각선 “축구계 갈등 선거 이용” 지적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11대 총재 선거가 단독후보 출마에도 불구하고 통합보다는 분열 양상으로 전개돼 우려를 사고 있다. 프로축구계의 뿌리 깊은 반목구조와 불신풍토가 신문선(59) 후보의 선거전략과 맞물리면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총재 선거가 오히려 갈등구조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교수가 홀로 출마한 가운데 16일 열리는 2017 년 연맹 정기총회에서 찬반 투표 형태로 치러진다. 신 후보는 대의원 23명(K리그 구단 대표 21명+대한축구협회 2명)의 투표로 진행될 선거에서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신임 총재로 선출된다. 대의원 전원 참석을 가정하면 최소 12표를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프로축구계에는 ‘범현대가’와 ‘비현대가’의 대립구도가 형성돼왔다. 전북현대, 울산현대, 부산 아이파크 등 범현대계열 3개 구단과 나머지 구단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신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5표는 내주고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연맹이나 (대한축구)협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시도민구단과 이외의 기업구단은 실제로 환영일색”이라고 주장했다. 범현대가인 정몽규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2표와 전북, 울산, 부산 등 3개 구단의 표는 사실상 포기하면서 선거구도를 ‘범현대가와 비현대가의 대결’로 규정한 것이다.

신 후보가 도시민구단과 챌린지(2부리그) 구단의 재정안정성을 내세워 수익금(광고사용료) 배분 정책 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 역시 클래식(1부리그) 구단과 챌린지 구단, 기업구단과 도시민구단의 갈등을 촉발하고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클래식 구단은 챌린지 구단에 비해 연간회비를 3배 이상 더 내고, 분배금도 3배 가까이 더 받고 있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도시민구단과 챌린지 구단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뚜렷한 추가 재원 마련 대책 없이 기존 클래식과 기업구단에 가던 금액을 줄여 챌린지와 도시민구단에 더 준다면 합당치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A구단 관계자는 “클래식 소속 구단은 챌린지 소속 구단에 비해 3배(클래식 연간 1억5000만원·챌린지 연간 5000만원)나 많은 연간회비를 내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클래식 구단도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중계권료나 타이틀 스폰서 수익 등이 대부분 클래식을 통해 형성됨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공약이다”고 지적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후보가 도시민구단과 챌린지 구단을 중심으로 득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12표를 얻어야 당선되는 신 후보로선 현실적 선거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축구계의 갈등구조를 선거에 이용한다고 밖에 볼 수 없어 씁쓸하다”며 “신 후보의 당선 여부와 별개로 프로축구계가 이번 선거를 통해 큰 상처를 안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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