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2017시즌, 새 사령탑 4人이 보여줄 야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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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6일 05시 3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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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유독 ‘계약 마지막 해’인 감독들이 많았다. 총 5개 팀 감독이 재계약을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고, 두산 김태형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 외엔 모두 재계약에 실패했다. 준플레이오프 패배 직후 염경엽 감독이 사퇴한 넥센을 포함해 총 4개 팀 수장이 바뀌었다. SK는 트레이 힐만(54) 감독을 영입하며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2008~2010) 이후 모처럼 KBO리그에 외국인감독 시대를 열었다. kt는 2012~2013년 두산 사령탑을 역임했던 김진욱(57) 해설위원을 감독으로 맞이했고, 삼성은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인 김한수(46) 코치를, 넥센은 장정석(44) 운영팀장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SK 트레이 힐만 감독

▲생년월일=1963.1.4
▲계약조건=2년 총액 160만달러(계약금 40만달러·연봉 60만달러)
▲통산성적=351승 14무 324패(NPB) 152승 207패(MLB)

● 힐만의 유연함, 한국에서도 통할까?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한 외국인감독이었다. 오랜 마이너리그 감독 경력을 바탕으로 2003년 만년 약체였던 니혼햄 사령탑으로 입문했다. 일본 특유의 ‘스몰볼’을 받아들이며 2006년 니혼햄을 44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일본에서 성공한 40대 젊은 지도자 힐만에게 메이저리그 복수의 팀이 러브콜이 이어졌고, 캔자스시티와 계약하며 역대 최초로 일본프로야구 감독 경력으로 메이저리그 감독이 됐다. 그러나 캔자스시티를 만년 하위권에서 탈출시키지 못하고 중도 경질됐다.

정작 빅리그에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힐만은 일본에서 ‘유연함’을 앞세워 성공한 사령탑이 됐다. 다른 환경의 야구에 대한 적응력이 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단 SK는 니혼햄에서 그가 선보였던 디테일적인 측면에 취약한 팀이다.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에 맞춰 장타력에 초점을 맞춘 SK에서 그가 보여줄 새로운 야구가 궁금하다.

kt 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kt 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kt 김진욱 감독

▲생년월일=1960.8.5
▲계약조건=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
▲통산성적=139승 6무 116패


● 완성된 팀에서 신생팀으로, 김진욱의 야구는?

김진욱 감독은 신임 사령탑 중 유일하게 KBO리그 경험이 있는 사령탑이다. 2012년 두산을 맡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던 성과가 있다. 2013년엔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가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을 거뒀고, 이후 경질됐다.

김 감독은 KBO리그 경험이 있지만, 두산 시절 그만의 야구 색깔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은 이미 일정 수준 전력이 완성된 팀이었고, 그 수혜를 본 측면이 있다. 그러나 kt는 다르다. 2년 연속 꼴찌를 한 신생팀은 매년 가을야구에 오를 만한 가능성을 가졌던 두산과는 환경부터 다르다.

새로운 환경에서 김 감독은 어떤 야구를 펼칠까. 아직까지 그의 야구엔 물음표가 남아있다. 코치를 거쳐 감독에 올랐던 두산 시절엔 부드러운 지도 스타일이 빛을 발한 적이 있다. 여기에 경질 이후 해설위원을 하며 시야를 넓힌 것도 도움이 될지 관건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넥센 장정석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넥센 장정석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

▲생년월일=1971.10.30
▲계약조건=3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원)

넥센 장정석 감독(오른쪽)

▲생년월일=1973.4.12
▲계약조건=3년 총액 8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

● 극과 극 야구인생, 40대 기수 김한수와 장정석


김한수 감독과 장정석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다. 그래서 두 감독이 보여줄 야구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 단, 둘의 출신은 완벽히 다르다. 현역 시절 ‘소리 없는 강자’로 불렸던 김 감독은 삼성 레전드 출신으로 오랜 시간 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반면 장정석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빛을 본 선수는 아니었다. 1군에서도 벤치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고, 현대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뒤엔 타자에서 너클볼 투수로 변신을 꾀하다 은퇴하는 등 굴곡이 있었다.

또 김 감독이 삼성에서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차기 감독’ 후보군에 든 것과 달리, 장 감독의 사령탑 선임은 ‘파격’ 그 자체였다. 장 감독은 은퇴 이후 다시 현대로 돌아와 간판이 히어로즈로 바뀔 때까지 프런트로 팀을 지켰고, 감독 선임 전까지 운영팀장으로 실무를 총괄해왔다. 게다가 코치 경력은 전무하다. 전임 염경엽 감독도 프런트 출신이었지만, LG와 넥센에서 수비코치와 주루코치를 했다.

현역 시절은 물론, 은퇴 이후에도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둘은 나란히 신임 사령탑으로 2017시즌을 맞는다. 아직까지 그들이 보여줄 야구에 대해선 의문부호뿐이지만, 40대 젊은 기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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