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볼 점유율에 ‘약속된 전술’ 더해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5시 45분


축구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경기에서 모두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공격의 효율성은 전반적으로 떨어져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진 못했다. 김신욱(오른쪽)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전 도중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경기에서 모두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공격의 효율성은 전반적으로 떨어져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진 못했다. 김신욱(오른쪽)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전 도중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즈벡전 볼 점유율 72% 불구 공격 답답
상대 밀집수비 뚫을 약속된 플레이 필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2-1 역전승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3승1무1패(승점 10)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이란(3승2무·승점 11)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다행스럽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우즈벡전을 비롯해 최종예선 5경기에서 모두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공격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 우즈벡전에서도 볼 점유율 72%로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이란 원정에서도 0-1로 패했지만, 볼 점유율은 58%로 앞섰다. 그러나 상대를 그만큼 괴롭히진 못했다. 우즈벡과 이란 모두 수비에 비중을 두고 경기를 펼친 까닭에 한국이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을 뿐이다. 이란전에선 패스 성공률도 80% 미만에 머물렀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페널티 에어리어 등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지역으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팀 경기력 분석 자료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입증된다. 대한축구협회의 의뢰를 받아 A대표팀의 경기를 분석하고 있는 ‘팀 트웰브’는 한국-우즈벡전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한국의 공격이 답답했던 전반전을 분석한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한국은 전반에 볼 점유율 72%를 보였다. 그러나 0-1로 뒤졌다. 슈팅수에선 5대3으로 앞섰지만, 유효슈팅은 1개에 그쳤다. 슈팅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또 전반에만 9개의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연결이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의 주요 공격루트는 측면으로, 총 23회 공격을 시도했다.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음이 드러난다.

‘슈틸리케호’의 전반 패스 성공률은 88%로 매우 높았다. 상대 지역에서도 패스 성공률이 85%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어가는 과정에서 선수간 패스 연결은 많았지만, 상대 수비에게 부담을 줄 만한 위협적 패스 연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패스나 움직임의 효율성이 떨어졌음이 여실히 입증된다.

최종예선은 내년 3월 재개된다. 한국을 만나는 상대팀들은 올해와 비슷하게 밀집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이 러시아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선 상대의 두꺼운 수비를 깰 수 있는 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처럼 볼 점유율만 높여서는 고전을 피할 수 없다. 선수의 개인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높은 볼 점유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약속된 플레이 등 전술적 대비가 절실해 보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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