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SK의 기형적 야구, 해결책 없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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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팀홈런은 1위인데 팀득점은 8위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게 SK의 현실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SK는 1일까지 팀홈런 부동의 1위(156개)를 유지하고 있다. 팀득점(634)과 팀타점(601)은 모두 8위에 그치고 있다. SK 밑에는 롯데와 kt뿐이다. 순위표 아래 있는 상당수 팀보다 득점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SK 김용희 감독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안이 없어 더 답답하다. 김 감독은 “1년 내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처음엔 전체적으로 타율이 낮아서 고민을 했는데 장타력으로 그걸 커버해왔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가 어려워하는 건 득점 찬스를 연결하는 팀이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으면 진루를 시켜 안타 없이도 득점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저 팀은 나가면 무조건 득점이구나’라는 이미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답답함은 복합적이다. SK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이 된 인천SK행복드림구장(좌우 펜스까지 95m, 가운데 펜스까지 120m)에 맞춰 선수단을 구성했다. 또한 장타 생산에 필요한 스윙을 적극 권장하면서 홈런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SK는 최고의 거포군단이 됐다. 그러나 득점루트가 장타에만 집중된 게 문제였다. 밸런스가 다소 무너졌다. 김 감독은 “우리 구조에서 도루 20개를 하거나 주자 나가면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고메즈 정도뿐이다. 홈에서 가장 먼 데 두고 하는데 많은 득점이 날 수 없다. 작전도 어느 정도 뛸 수 있는 타자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드오프 이명기가 풀타임 2년차 징크스를 보이며 라인업 구상 자체가 어그러졌다. 출루 능력이 떨어지는 외국인타자 고메즈를 1번으로 쓰는 고육지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팀 내 최다 도루는 16개를 성공한 고메즈이고, 이명기가 12개, 김강민과 김재현이 11개로 뒤를 이었다. 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해도 팀을 위한 주루플레이나 팀 배팅은 반드시 필요하다. SK는 이것마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김 감독은 1일 고척 넥센전에서 주장 김강민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켜버렸다. 전날 광주 KIA전에서 1회초 1사 만루의 대량득점 상황에서 박정권과 김강민이 연속으로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한 것도 모자라, 1회말 수비에선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중견수 김강민이 적시 2루타로 만들어주면서 역전, 분위기가 급격히 식어버렸다.

수비력이 뛰어난 김강민이다. 이해하기 힘든 실수에 김 감독은 곧바로 중견수를 교체했고, 이튿날에도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고참이자 주장으로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이기에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SK에는 순위표에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이 상존한다. 장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는 물론, 기본을 잊은 플레이까지. 가을야구를 향한 치열한 중위권 경쟁 속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아 보인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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