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었던 유승민, 한국인 두 번째 IOC 선수위원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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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선수 출신의 유승민이 IOC 선수위원으로 선 당선됐다. 사진은 지난 2일 선수촌에서 선거운동을 하고있는 
모습.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탁구 선수 출신의 유승민이 IOC 선수위원으로 선 당선됐다. 사진은 지난 2일 선수촌에서 선거운동을 하고있는 모습.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한국인 두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유승민은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프레스룸에서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에서 후보자 23명 중 2위를 차지해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유승민은 23명의 후보 중 펜싱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다. 3위는 수영 다니엘 지우르타(헝가리), 4위는 육상 장대높이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것은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출된 이후 두 번째다. 투표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전체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17일 자정까지 진행됐다.

1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메인프레스센터 내 대한체육회 사무실 칠판에 한국인 두 번째로 IOC선수위원으로 뽑힌 유승민을 포함해 이번에 선출된 4명의 IOC선수위원 명단이 적혀 있다.
1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메인프레스센터 내 대한체육회 사무실 칠판에 한국인 두 번째로 IOC선수위원으로 뽑힌 유승민을 포함해 이번에 선출된 4명의 IOC선수위원 명단이 적혀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신설된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직접 뽑는다. 여름 종목 8명, 겨울 종목 4명 등 총 12명의 선수위원이 활동할 수 있다. 여름 올림픽에서는 상위 4명까지, 겨울 올림픽에서는 2명까지 뽑는다. 임기는 8년이다.

IOC 선수위원은 여름·겨울 올림픽 개최지 투표 등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때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전이경, 2006년 토리노 겨울 올림픽 때 썰매의 강광배가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새로 IOC 위원으로 당선된 유승민은 사실상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 역할을 하게 됐다. 현대 한국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문대성 전 국회위원이 있지만 이 회장은 와병 중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 위원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직무가 정지된 데다 리우 올림픽이 끝나면 임기도 끝난다.

어릴 적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유승민은 18세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처음 올림픽 무대에 출전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중국을 꺾고 복식 금메달을 따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만리장성을 넘어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유남규 이후 16년 만의 쾌거였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단체전 동메달에 힘을 보탰고,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국내 무대를 떠나 독일 프로팀에서 20개월 활약하다가 현역에서 은퇴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부터 지도자로 나섰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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