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오픈 2차 연장서 이수민에 승리… 세살 아들에게 어버이날 처음 받아
“경기중 카네이션 보며 마음 다잡아”… 1년 7개월만에 국내 투어 통산 5승
이수민, 18번홀 보기로 우승 놓쳐
박상현(33·동아제약)이 8일 남서울CC에서 열린 제35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2차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KPGA 제공
박상현(33·동아제약)은 어버이날을 맞아 세 살배기 아들(시원 군)에게서 처음으로 카네이션을 받았다. 그는 8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CC(파72)에서 열린 제35회 GS칼텍스 매경오픈 4라운드에 출전하면서 이 카네이션을 자신의 캐디백에 달고 18홀을 돌았다. 잊지 못할 아들의 선물이 아빠에게 힘을 줬을까. 박상현은 역전 우승을 이루어 응원 온 아들과 기쁨을 나눴다.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상현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로 이수민(23·CJ오쇼핑)과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2014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 7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거두었다. 우승 상금은 2억 원.
골프장을 찾은 아들 시원 군과 우승 트로피 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상현(위 사진)과 어버이날이었던 이날 박상현이 시원 군에게서 받은 카네이션을 캐디백에 단 모습. KPGA 제공박상현은 “한국 메이저 대회 우승은 처음이라 너무 기쁘다. 경기 도중 카네이션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카네이션이 가방에서 떨어질까봐 무척 신경 썼다. 오늘은 모처럼 부모님까지 경기장에 오셨다. 경기 전에 용돈을 담은 봉투를 드렸는데 보너스를 듬뿍 드려야겠다”며 웃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박상현은 지난해까지 4승(인천, 남해, 고성, 순천)을 모두 바닷가 골프장에서 거뒀다. 이번 대회가 열린 남서울CC는 박상현에게는 ‘텃밭’이나 다름없다. 이 골프장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하고 있는 한연희 감독의 지도를 5년째 받고 있기 때문. 박상현은 “어제 75타를 친 뒤 한 감독님에게서 1시간 동안 레슨을 받고 흐트러진 리듬을 되찾았다. 롱 퍼팅도 잘 됐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올해 국내 대회 3, 4개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상금왕에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박상현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이날 까다로운 핀 위치와 스피드가 4m에 이르는 유리알 그린을 공략했다. 키가 170cm인 박상현은 3번 우드로 티샷을 하는 장신의 후배 선수들과 달리 거리 부담으로 주로 드라이버를 잡으면서도 줄곧 페어웨이를 지키며 스코어를 잃지 않았다. 특히 16번홀(파5)과 17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뒷심을 보였다.
1차 연장전에서 이수민과 똑같이 파로 맞선 박상현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2차 연장전에서 17m 버디 퍼팅은 놓쳤지만 30cm도 안되는 ‘OK’ 파 퍼팅을 넣어 4m 파 퍼팅을 실패한 이수민을 꺾었다.
올 시즌 유럽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줄곧 2타 차 선두를 질주했으나 15번홀과 18번홀에서 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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