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같은 매너리즘’도 잡아내는 위성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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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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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박혜진 수비 맡겼더니 공격 소홀”
“사샤도 느슨…6R부터 출전 늘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프로 팀들은 승리를 통해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개 ‘잘 나가는 팀’의 경우, 장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좋은 성적을 내는 과정에서 굳이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적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이를 가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에서 25승5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재의 판도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우리은행의 적수는 없다. 전력차가 워낙 크다보니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뚜렷한 허점도 없어 보인다.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45) 감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빡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체크했다. 바로 ‘매너리즘’이다. 위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박혜진(26)을 다그쳐왔다. 바깥에서 볼 때는 박혜진의 플레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박)혜진이가 시즌 초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서 수비와 궂은 일에 신경을 써달라고 했는데, 아예 그것만 하고 있더라. (임)영희나 스트릭렌에게 볼을 주고는 마냥 맡겨놓더라. 안되겠다 싶어서 이후부터 혜진이를 많이 다그치기도 하고 상담도 하면서 공격 쪽으로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서 3시즌째 뛰고 있는 용병 센터 사샤 굿렛(26)도 마찬가지. 위 감독은 “사샤(굿렛)는 늘 잘해왔으니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본인 스스로도 ‘성적이 나니까 이대로 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챔프전에서 첼시 리가 있는 KEB하나은행을 만날 경우, 반드시 사샤가 필요하다. 그래서 6라운드부터는 일부러라도 사샤의 출전시간을 늘리면서 단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승’이 익숙한 가운데서도 당장의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다음을 대비하는 위 감독의 철저함은 ‘무적’ 우리은행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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