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인 구단주대행 사퇴, 롯데 개혁의 신호탄 되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12일 05시 45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야구 관심…분위기 전환 기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11일 대국민 사과는 경영권 분쟁으로 드러난 민낯 속에 ‘반 롯데’ 정서 확산을 막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 또 하나의 카드가 있다. 바로 야구단이다.

‘반 신동빈’ 전선에 섰던 롯데 신동인 구단주대행이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아직 야구단이나 그룹에 사퇴 의사가 직접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CCTV 사찰 파문’ 이후 야구단에서도 멀어진 그가 물러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신 구단주대행은 과거 선수기용 등 현장의 고유권한까지 사사건건 간섭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이미 대폭 축소됐다. 올 시즌에는 사직구장을 찾은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예전처럼 프런트나 코칭스태프에게 휴대전화로 지시하던 일도 없었다.

롯데가 지난해 내홍 이후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을 임명한 데는 구단을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신 구단주대행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면서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야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지바롯데 구단주대행을 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도 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을 데려와 2005년 팀을 우승시켰다. 밸런타인 감독 영입은 물론 구장시설 개선과 선수 영입 등에도 아낌없이 돈을 썼다. 2007년 말 밸런타인 감독의 추천을 받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자이언츠의 새 감독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야구에 대한 관심은 야구단에 ‘행운’이 될 수 있다. 수뇌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적극적 투자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일 양국에서 신 회장에 대한 충성이 강해지는 상황이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확률도 높아 보인다.

신 회장이 적극적으로 야구를 이용할 명분은 충분하다. 그룹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야구는 롯데그룹을 회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카드다. 성적을 내기 위해 FA(프리에이전트) 영입 등 적극적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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