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J핸드볼 세계 11위, 어깨 펴도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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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스포츠부 기자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한국이 브라질 우베라바에서 벌어진 21세 이하 세계남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순위결정전에서 튀니지를 꺾고 11위를 차지했다. 1989년 이 대회에서 기록한 9위 성적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남미와 아프리카의 강호들을 제압하고 유럽 정상권의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8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또 오승권(경희대), 박순근(조선대), 임재서(한국체대) 등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과다.

하지만 걱정과 우려 또한 크다. 무엇보다도 경기 운영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유럽의 젊은 유망주들은 상대 팀과 경기 상황에 맞춰 침착하게 경기를 펼쳤다. 경기장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주전과 후보 선수의 경기력 차이도 크지 않았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점수 차를 벌려야만 하거나 1, 2점 차로 추격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범실이 속출했다. 속공 기회에서도 실수가 잦았다. 이 때문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를 역전시키는 뒷심이 부족했다.

피벗을 맡을 선수들의 육성도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유럽과 남미 팀들은 2m 안팎의 장신 피벗들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영을 흔들며 동료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능숙했다. 하지만 180cm 후반대의 한국 피벗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상대 피벗들에게 힘에서 밀리며 파울을 남발했다.

상대 팀에 대한 전력 분석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전력분석관이 있었지만 상대 팀 경기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일만 했다. 상대 팀의 전술이나 상대 선수들의 습관, 성향 등의 기본적인 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남자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은 많이 약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도자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유망주 발굴과 상대 팀에 대한 대비가 허술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대한핸드볼협회 한정규 회장 직무대행도 “언제부터 남자 핸드볼은 목표를 낮게 잡고 핑계도 많아졌다. 승리 DNA가 실종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번 대회의 선전이 남자 핸드볼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베라바(브라질)에서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
#j핸드볼#세계 11위#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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