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교묘해지는 약물 유혹…선수들 인식변화 가장 급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3일 05시 45분


소변 미 검출 등 다양한 금지 약물 쏟아져
이종하 반도핑위원장 “인식변화가 우선”


KBO는 2007년부터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도핑검사를 무력화시키는 ‘수법’은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 약 종류도 여러 가지다. 미국에는 보충제 제조업체만 수십 개다. 성분이 체내에서 3주 이상 남지 않는 약물부터 소변으로 검출되지 않는 약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약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유혹에 더 쉽게 노출된다.

KBO 반도핑위원장인 이종하 경희대 교수는 2일 “메이저리그 선수는 돈이 많다보니 약물제조회사를 통해 직접 약을 제조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에선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약을 도핑테스트 기준에 교묘하게 빗겨나가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널리 퍼져 있다”고 밝혔다. 약에는 반감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테스트를 피해가도록 약을 ‘디자인’하는 방법이 해외 사이트에 버젓이 나와 있다.

KBO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불시에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팀마다 5명씩 총 50명을 무작위로 뽑아 소변검사를 한다. 물론 샘플조사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수조사지만, 여의치 않다. 비용도 많이 든다. 선수 1명당 순수검사비만 30만원 가량이 든다. 50명이면 무려 1500만원이다. 도핑검사 전문가 등 인건비가 포함되면 금액은 더 올라간다.

KBO는 전수조사 대신 징계수위를 높이며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올 시즌부터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선수는 기존 10경기에서 30경기 출장금지를 당한다. 검사 대상자에는 해당경기 감독관이 판단해 갑자기 좋은 경기력을 보였거나, 근육량이 불어난 선수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인식변화다. 이 위원장은 “보충제는 최대한 식약청 허가를 받은 국내산을 복용하고, 어떤 약이든 반드시 트레이너를 통해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며 “약물은 자신의 경력에 큰 흠집을 남기는 일이다. 선수들 스스로 꼼꼼히 체크해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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