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경기력 향상 위한 ‘주 2회 경기’는 어디로 갔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1일 05시 45분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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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회 경기 위해 정규리그 9월12일 개막
12월부터는 주중 2경기…예년과 똑같아
구단들 “경기력 향상? 기대하기 어렵다”

KBL은 2002∼2003시즌부터 13시즌 동안 10월 중 정규리그에 돌입했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 개막일은 10월 11일이었다. 그러나 KBL은 2015∼2016시즌부터 경기일정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김영기(80) 총재를 비롯한 KBL 수뇌부, 10개 구단 단장들은 4월말 미국에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기존 틀을 깨고 정규리그 개막일을 약 1개월 가량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5∼2016시즌 정규리그 개막은 9월 12일로 잠정 결정됐다.

● 폐막도 앞당겨진 정규리그

KBL 이사회가 시즌 개막을 한 달 가량 앞당긴 가장 큰 이유는 ‘경기력 향상’이다. 남자프로농구는 팀당 54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경기수만 놓고 보면 전 세계 프로농구리그 중 미국프로농구(NBA) 다음이다. 국내선수들의 체력, 선수수급 사정에 맞지 않는 일정이라는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KBL은 정규리그 경기수를 줄이지 않는 대신 개막을 앞당겨 경기 간격을 넓혀 경기력을 높인다는 구상 아래 ‘팀당 주 2회 경기’ 방침을 정했다.

지난주 각 구단은 KBL로부터 2015∼2016시즌 일정(가안)을 통보 받았다.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주 2회 경기 방침은 어디로 갔느냐”였다. KBL이 각 구단에 배포한 경기일정에 따르면, 2015∼2016시즌은 9월 12일 개막해 내년 2월 21일 막을 내린다. 정규리그 폐막이 예년에 비해 2주 가량 앞당겨졌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 폐막일은 3월 5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정규리그 일정은 단 2주 늘어난 셈이다.

● 12월부터는 ‘예년 그대로’

9월부터 11월까지 10개 팀 대부분은 주당 2경기를 치른다. 팀마다 2∼3주 간격으로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르기도 하지만, 그 다음주에는 1경기만 소화하는 일정이다. 주중경기는 1경기씩만 배정됐다.

문제는 12월부터다. 12월 9일부터는 주중경기가 2경기로 늘면서 예년과 다름없다. KBL의 ‘1주 2경기’ 방침이 사라진다. SK는 12월 10일부터 22일까지 13일간 6경기를 치르며, 삼성도 내년 1월 13일부터 24일까지 12일간 6경기를 소화한다. 또 전자랜드는 1월 19일부터 2월 7일까지 3주 연속으로 ‘1주 3경기’를 치른다. 여기에 2월 6∼7일은 이틀 연속 경기다.

● 경기력 향상? 우려의 목소리 더 높아

정규리그 일정을 받아든 각 구단의 고심은 더 깊어졌다. A구단 감독은 “12월부터는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더라. 3라운드부터 용병 2명이 동시 출전(2·3쿼터)해서 그런 것인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B구단 관계자는 “시즌 준비기간이 짧아진 데다 지금 일정이라면 9월에는 아시아선수권(중국 후난성·9월 23일∼10월 3일)에 나가는 대표팀 선수들이 통째로 정규리그에서 빠진다. 팀 훈련이 덜 된 용병과 식스맨들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C구단 관계자는 “9월 개막인데 신인드래프트는 10월 26일이다. 용병 새로 뽑고, 대표팀 선수 없고, 신인이 뒤늦게 가세하고, 4라운드부터는 용병 2명이 동시에 뛴다. 거기에 12월부터는 경기수도 많아진다. 제대로 된 팀이 갖춰질 시간이 없다. 경기력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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