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JFA 제소? 선수단장이 항의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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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31일 07시 00분


붉은악마가 28일 한일전에서 내건 걸개와 현수막 문구에 대해 일본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붉은악마가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걸개를 펼치는 모습.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bluemarine007
붉은악마가 28일 한일전에서 내건 걸개와 현수막 문구에 대해 일본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붉은악마가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걸개를 펼치는 모습.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bluemarine007
■ 붉은악마 걸개 논란의 진실

동아시아축구연맹에 문서 전달
응원관리 못한 대한축구협 추궁
FIFA 상벌위? 자체해결 가능성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28일 한일전에서 내건 걸개와 현수막 문구에 대해 일본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붉은악마는 한일전에서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그려진 대형 걸개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현수막을 응원석 난간에 걸었다. 일본 응원단 역시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흔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붉은악마가 내건 현수막 문구가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철거를 요청했고, 이에 붉은악마는 항의의 표시로 후반전 응원을 중단했다. 일본축구협회(JFA) 다이니 구니야 회장이 2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유감스럽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측에 확실히 사태를 조사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공식서한을 보낸 것이 30일 확인됐다. 문답풀이를 통해 진상을 알아본다.

Q : 일본이 제소를 한 것인가.

A : EAFF 김주성 사무총장은 “문서 내용은 정확히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AFF는 동아시아 축구발전을 위해 설립된 중립기구다. 지난해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사태가 터졌을 때 국제축구연맹(FIFA)의 역할을 EAFF가 지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김 총장이 현 상황에서 섣불리 코멘트 할 수 없는 이유다. 이처럼 EAFF가 함구하는 상황이라 제소인지 단순한 항의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일본축구협회(JFA) 회장 명의가 아니라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일본대표팀 선수단장 명의로 EAFF에 문서가 전달됐다. 김 총장은 “경기 후 일본대표팀 선수단장 명의로 문서가 경기감독관에게 전달됐고, 이것이 EAFF 사무국에 접수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선수단장 명의라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일본이 동아시안컵에 국한해서만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여 진다. EAFF는 일단 일본이 전달한 문서의 내용에 대해 진위파악에 들어갔다.

Q : 일본선수단장이 항의했다면 우리도 한국대표팀 선수단장 명의로 일본의 욱일승천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되지 않나.

A :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자는 논리인데, 이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황 상 일본이 걸개를 내건 붉은악마나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붉은악마가 정치적 성향을 띤 걸개를 반입하고 또 경기장에 거는 것을 막지 못한 부분을 놓고 주최자인 대한축구협회에 책임을 추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걸개를 건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막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는 게 포인트다. 한국이 이번 동아시안컵 개최국이라 대회 기간 중 경기장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문제가 된다면 이의 반입을 막지 못한 대한축구협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Q : 향후 FIFA 상벌위원회 등으로 확산될 수도 있나.

A : 그럴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일본이 처음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FIFA가 아닌 EAFF에 문서를 전달했다는 것은 EAFF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자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한일전이 끝난 직후 현장에 있던 정몽규 회장과 일본 다이니 구니야 회장은 이 문제를 크게 확대하지 말자는 것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여론의 향방을 주시해야 한다. 한일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여론이 계속 안 좋아지면 어떤 방향으로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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