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가 홈런레이스 우승 김기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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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6일 07시 00분


2011년 7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SK 박정권이 호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권은 10아웃 동안 7홈런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2013년 홈런 레이스의 우승자는 누가 될까.스포츠동아DB
2011년 7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SK 박정권이 호쾌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권은 10아웃 동안 7홈런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2013년 홈런 레이스의 우승자는 누가 될까.스포츠동아DB
올스타전 홈런레이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1. 통산 5회 홈런왕 이승엽 한번도 우승 못해
2. 최정 타격밸런스 이상무…박재홍엔 악영향
3. 2010 우승 김현수 “손시헌선배 배팅볼 덕”


홈런 레이스는 올스타전의 또 다른 볼거리다. ‘거포들의 꿈의 무대’ 홈런 레이스는 1993년부터 시작됐다. 역대 최다 우승자는 박재홍(은퇴·1997·1999·2008년)과 양준혁(은퇴·1993·1998·2001년), 김태균(한화·2005·2007·2012년). 이들은 총 3차례 왕좌에 올랐다.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홈런 레이스에는 박병호(넥센), 이승엽(삼성), 최정(SK), 김현수(두산) 등이 출전한다. 홈런 레이스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풀어봤다.

1. 홈런왕은 홈런 레이스에 약하다?

홈런 레이스는 지난해까지 20차례 열렸다. 이 가운데 그해 페넌트레이스 홈런 1위가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1994년 김기태(LG 감독·당시 쌍방울)가 그 주인공. 통산 5회(역대 최다)나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은 홈런 레이스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에 대해 “이승엽은 힘보다 타이밍과 밸런스로 홈런을 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홈런 레이스에서 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14명 중 시즌 홈런왕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선수는 양준혁, 마해영(1995년), 심재학(1996년), 브리또(2002년), 김동주(두산·2003년), 박용택(LG·2004년), 이택근(넥센·2006년), 김현수(두산·2010년), 박정권(SK·2011년) 등 9명이나 된다.

2. 홈런 레이스는 타격 밸런스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홈런 레이스는 거포들에게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SK 이만수 감독은 “최정의 허리와 옆구리가 좋지 않은데, 혹시라도 부상을 당할까 염려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상위험뿐 아니라, 타격 밸런스가 망가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감독은 “타격은 굉장히 예민하다. 홈런 레이스에서 무리한 스윙을 하다보면, 올스타전 이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은 “홈런 레이스 때 잠깐 스윙을 하는 것으로 문제가 생길 리는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실례가 존재한다. 박재홍 위원은 “1999년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뒤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몸의 근육이 기억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무리한 스윙은 타격 밸런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3. 도우미의 존재가 중요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넥센 심재학 코치는 “홈런 레이스에선 배팅볼을 던져주는 도우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홈런 레이스에서 역대 최다(10개) 홈런으로 우승한 김현수는 “손시헌(두산) 선배의 공이 너무 좋아서 배트를 돌리면 그대로 맞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선수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거포들은 한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의 공을 선호한다. 구속은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 된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도우미는 보통 야수 출신들이 많다. 박재홍 위원은 “투수들은 보통 18.44m에 최적화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서 던지는 배팅볼에는 익숙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상의 호흡이 맞춰지면, 초대형 홈런이 탄생하기도 한다. 역대 홈런 레이스에서 나온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1999년 박재홍(150m)이 세웠다. 박 위원은 “완벽한 밸런스와 타이밍이었고, 정확하게 스윗스팟(sweet-spot)에 맞았다. 손맛이 아예 없어서, 공(空)스윙을 하는 느낌이었다. 야구를 하면서 네댓 번 밖에 없었던 경험이다”고 회상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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