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잇단 오심…심판 수준 높이는 방법은? “1·2군 승강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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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1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는 야구인 50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판독 확대 여부에 대해 찬반 의사를 물었다. 설문 참가자의 74%(37명)가 “불필요하다”는 의견. 그러나 심판들의 능력 향상과 오심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분명히 필요하다는 데 뜻이 모였다. 심판들이 20일 마산 LG-NC전이 시작하기 직전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창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스포츠동아는 야구인 50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판독 확대 여부에 대해 찬반 의사를 물었다. 설문 참가자의 74%(37명)가 “불필요하다”는 의견. 그러나 심판들의 능력 향상과 오심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분명히 필요하다는 데 뜻이 모였다. 심판들이 20일 마산 LG-NC전이 시작하기 직전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창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스포츠동아 야구 엘리트 50인 설문

심판 고과 매겨 상벌제 철저히 적용
설문응답자 절반 적절한 대안 꼽아
심판 육성·처우 개선·인맥 극복 과제
ML처럼 선수 투표 고과 반영 의견도

“경기흐름 깬다” 비디오 판독 확대 74% 반대

오심의 후폭풍이 한 차례 그라운드를 휩쓸고 지나갔다. 한동안 잠잠했던 프로야구 심판들의 자질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야구인 50명을 대상으로 비디오 판독 확대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물었다. 응답자의 74%(37명)가 “비디오 판독 확대는 불필요하다. 심판들이 정확한 판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심판들의 능력 향상과 오심 축소를 위해선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까.

● 대다수 응답자 “상벌제 강화와 1·2군 승강제 필요”

기본적으로 “심판들에 대한 고과를 철저하게 매겨 상벌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야구인이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1·2군 승강제’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들에게서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꼽혔다. A코치는 “시즌 후 냉정한 고과 평가에 따라 1·2군 심판을 물갈이하고, 능력이 안 되는 심판은 시즌 중에라도 과감히 강등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코치와 C선수 역시 “승강제나 삼진아웃 같은 강력한 장치가 도입돼야 심판들도 긴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심판 처우개선과 철저한 교육 필요

부족한 심판 수와 열악한 처우가 근본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심판 교육을 강화하고 처우를 개선해줄 필요가 있다”고,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KBO가 심판 쪽에 배정할 수 있는 예산이 턱없이 적다. 양적 확대를 통해 엄선된 심판이 1군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철저한 교육이 먼저다. D해설위원은 “심판 학교나 아카데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E해설위원은 “KBO, 감독, 선수, 심판들이 모여 공청회를 열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 비 야구인 출신 문호개방과 자유경쟁 필요

심판과 현장이 야구 선후배 관계로 얽힌 한국적 구조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F감독과 G코치는 “심판들 절대 다수가 선수 출신이라 병폐가 크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비 선수 출신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많이 열어야 한다. 심판 아카데미의 문호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경쟁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극히 일부에선 “외국인 심판 제도를 도입해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MLB처럼 선수에 의한 심판평가제 도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미 2년 전부터 선수들이 심판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H선수는 “메이저리그처럼 시즌이 끝난 후 선수협 자체 투표로 베스트, 워스트 심판을 판별할 필요가 있다. 현장의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고, I선수 역시 “선수들이 심판에 대해 평가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었다. J선수는 “선수의 본헤드 플레이에 대해 심판이 개선책을 내놓을 수는 없지 않나. 마찬가지로 심판들 세계에 선수가 침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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