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PT 막상막하땐 ‘쩐의 전쟁’서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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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0일 07시 00분


부영과 KT가 써넣은 ‘야구발전기금’은 제10구단 유치를 위한 마지막 베팅이다. 부영 이중근 회장(왼쪽 사진)과 KT 이석채 회장은 전면에 나서서 10구단 유치전을 지휘했다. 스포츠동아DB
부영과 KT가 써넣은 ‘야구발전기금’은 제10구단 유치를 위한 마지막 베팅이다. 부영 이중근 회장(왼쪽 사진)과 KT 이석채 회장은 전면에 나서서 10구단 유치전을 지휘했다. 스포츠동아DB
아마야구 100억 지원 이중근 부영회장
“많이 썼다”…상상초월한 ‘빅머니’ 예상

“2년 공들인 열정·진정성 걸맞는 금액”
경쟁 감안한 KT 마지막 히든카드 관심


KT-수원과 부영-전북이 비밀리에 써넣은 ‘야구발전기금’이 궁금하다. 두 후보기업(지역)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액수를 알지 못한다. 상대보다는 많이 써야 유리하다. 제10구단이 걸린 마지막 베팅이다. 제10구단의 주인공을 가릴 평가위원회가 10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다. 양측은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논리와 감성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펼친 뒤 평가위원단의 선택을 기다린다. 서로의 장단점은 언론을 통해 충분히 노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평가위원들에게 두 후보기업의 공약 등을 사전에 검토해오라고 당부했다. PT라는 변수도 있지만, 양측의 준비가 모두 완벽할 경우 차별화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두 후보기업이 써넣은 야구발전기금이다. 예전에는 KBO가 창단희망기업과 상의해 액수를 조정했지만, 이번에는 경쟁이었다. LA 다저스가 류현진을 데려가면서 일종의 희망이적료를 제시했던 포스팅 방식과 비슷하다. KT와 부영 모두 기존의 야구발전기금과는 차이가 큰 액수를 적었을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기업은 과연 얼마를 써냈을까?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7일 KBO에 10구단 회원가입 신청서를 접수한 뒤 야구발전기금에 대해 언급했다. “많이 쓴 것 같기는 하다. 며칠 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KBO에 제출한 25부의 10구단 신청서에 일일이 자신의 손으로 야구발전기금 액수를 적어냈다. ‘많다’는 말이 포인트다. 부영은 이와는 별도로 9일 전북 아마추어야구발전기금으로 1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대한야구협회도 아니고 연고지역 아마야구팀을 위한 지원액치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다. 이를 기준으로 10구단 신청서에 적힌 부영의 야구발전기금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KT는 부영의 물량공세에 대해 진정성과 연속성을 강조했다. “2년간 프로야구단을 준비한 열정과 진실성에 맞는 금액을 써넣었다”며 구체적 야구발전기금 규모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전 신생팀들의 사례를 참고하면서도, 이번은 경쟁이라는 사실을 고려한 액수를 써냈을 가능성이 크다.

○최초로 야구발전기금을 낸 구단은 NC 다이노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신생팀은 5개였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가 최초였고,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2번째였다. 2000년 SK 와이번스가 3번째, 2008년 히어로스가 4번째, 2011년 NC 다이노스가 5번째 창단팀이었다. 이 가운데 NC가 최초로 20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냈다. 30억원의 가입금과 구장신축 예치금 100억원을 포함해 총 150억원을 납부했다. 이전 4개 팀은 가입금의 형태로 각각 돈을 냈다. 부영-전북과 KT-수원도 제10구단의 주인공으로 결정되면 야구발전기금과 별도로 가입금을 내야 한다. 창단팀이 결정되어야 가입금을 논의할 수 있다. KBO 이사회의 결정사항이다.

○도곡동 땅에서 분납까지 다양했던 가입금

최초의 프로야구 가입금은 빙그레의 몫이었다. 제7구단 이글스는 30억원을 냈다. 기존 6개 구단들이 적자를 보면서 1982년부터 프로야구라는 새로운 사업을 만든 것에 대한 보상 또는 권리금이었다. 빙그레는 현찰을 내라는 요구에 돈이 없다고 했다. 대신 자신들이 보유한 땅에 야구회관을 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초창기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임대로 건물에 입주해있던 KBO는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 서울 도곡동에 지금의 야구회관이 탄생한 배경이다. 땅과 건물 합쳐서 30억원이라고 평가했을 뿐, 실제로 그 공사에 얼마가 들어갔는지는 빙그레만 안다. 1991년 쌍방울은 50억원의 가입금을 냈다. 이 가운데 해태의 연고지였던 전북이 갈라지면서 분할보상으로 10억원을 줬다. 실제 가입금은 40억원이었다. 2000년 SK는 46억원의 가입금을 냈다. 쌍방울에 부채변제용으로 70억원을 따로 지급했다. 현대 유니콘스 연고이전비용 54억원도 냈다. 보호선수 외 지명비용 80억원을 포함하면 무려 250억원이나 썼다. 2008년 히어로즈는 120억원의 가입금을 냈다. 이 가운데 서울연고에 대한 분할보상으로 54억원이 나갔다. 히어로스는 한 번에 납부하기 어렵다며 5회 분납을 요구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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