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첫 강등 광주FC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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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9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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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2 K-리그 대구FC와 광주FC의 경기에서 2-0으로 패한 광주FC 선수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벤치에 서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28일 저녁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2 K-리그 대구FC와 광주FC의 경기에서 2-0으로 패한 광주FC 선수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벤치에 서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기적은 없었다. 한국 축구사(史)의 한 장을 장식할 프로축구 첫 번째 2부 리그 강등 팀은 ‘창단 2년차’ 광주FC로 결정됐다.

올 초만 해도 K리그 순위표 맨 꼭대기를 장식한 광주였기에 아픔은 더욱 컸고, 생채기도 깊었다. 하지만 프로 2부 리그로 떨어졌다고 광주 축구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일각에서 우려한 팀 해체도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새 출발을 알리는 긍정의 시발점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물론 과제가 많다. 밝은 앞날을 위해 극복할 부분들이 즐비하다.

●사령탑 거취는?

28일 대구FC 원정(0-2 광주 패)을 마친 광주 최만희 감독은 “30년 프로축구 역사에 처음 강등되는 팀 사령탑인데, 책임질 일은 책임진다”고 했다. 향후 거취를 사퇴로 잡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29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도 그는 “마음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놨다. 광주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의 계약기간은 3년으로 2013시즌까지다.

그는 “우선 구단주(강운태 광주시장)와 만나 (거취를) 결정하겠다. 그게 도리”라고 했다. 현재로선 사퇴가 유력하다. 벌써 몇몇 광주 출신 축구인들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최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광주시(市)는 작년 시민구단 돌풍을 진두지휘하고 어려운 살림 속에 팀을 이끈 최 감독에 대한 신뢰가 높다. 시(市)가 사퇴를 만류하고 감독이 책임지는 마음과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이를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많은 광주 팬들도 최 감독의 노력을 인정한다.

●선수단 구성은?

광주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선수단 구성이다.

2부 리그행이 결정되면서 여러 선수들의 이적설이 흘러나온다. 당연한 후폭풍이다. 이미 이승기, 김동섭, 박기동, 김은선 등 주축 멤버들의 이탈 소문이 곳곳에서 나온다. 특히 작년 신인왕 출신 이승기에 대해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등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심지어 구체적인 몸값 액수까지 외부에 노출됐다.

원룸 숙소와 떠돌이 훈련장 생활을 하며 기적도, 아픔도 함께 한 선수들이지만 이들이 강하게 이적을 요구하고 합당한 액수에 구단 간 협상이 이뤄지면 자금력이 약한 광주로선 일부 멤버들을 내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다가온 신인 선수 드래프트(12월4일)도 고비다. 프로 2부에 합류할 팀들에 선수 우선지명권이 주어지기에 2011년을 준비할 때처럼 즉시 전력감을 찾기 어렵다. 완전한 팀 개편이 불가피하다. 최 감독이 “무조건 사퇴 하겠다”고 속 시원히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무국 개편 & 재정 확충은?

선수단 변화와 함께 구단 프런트의 개혁도 당연한 수순이다.

광주 박병모 단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박 단장은 선수단이 처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코칭스태프와 충돌했다. 최 감독은 거취 문제를 구단주와 직접 대면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양 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사무국과 선수단이 불협화음을 내는 팀이 좋은 결과를 낸 적은 없다. 광주가 이를 증명했다.

또 시즌 중 긴급 자금을 지역 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을 정도로 늘 허덕여온 광주의 재정난은 더 극심해질 수 있다.

강원FC 등 강등 경쟁을 벌여온 팀들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임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전력 확충을 했다는 사실을 보면 단 한 명의 선수도 뽑지 못한 광주의 강등은 당연하다. 클럽하우스 건립 등 기존의 추진 사업들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광주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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