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탬파베이 이학주 “내년에는 나도 메이저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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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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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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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는 총 14명의 한국인 선수가 있다. 이 중 메이저리그에 가장 근접한 이는 누구일까?

많은 이들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선수는 바로 이학주(22). 올해로 미국 진출 4년 째인 이학주의 수비와 주루 능력은 이미 빅리그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의 이학주는 올시즌 더블 A(몽고메리 비스킷스)에서 뛰며 타율 0.261 4홈런 37타점 37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와 체력 부담이 큰 그의 포지션(유격수)을 감안할 때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뛰어난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메이저리그 정원이 40인으로 늘어난 지난 9월 빅리그로 콜업될 것이 확실시 됐지만 구단 내부 사정상 메이저리그 데뷔 시기가 내년으로 늦어진 점 또한 못내 아쉽다.

이학주는 현재 빅리그에 근접해있는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들만 뛸 수 있다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참가하고 있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애리조나 가을리그는 그 동안 메이저리그 차세대 스타를 배출해 온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킨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등도 모두 AFL 출신.

이학주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단 1주일간의 짧은 고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 현재 가을리그에서 뛰고 있다. 한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꿈을 향해 질주 중이다.

동아닷컴은 차세대 메이저리거 이학주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이학주와의 일문일답.

-오늘 수비 연습 때 보니 실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

“과찬이다. 아직도 배울게 많고 부족한 점이 많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려면 그리고 거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노력해야 하고 항상 긴장해야 한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웃으며) 아픈 곳도 없고 좋다. 가을리그 초반에 방망이가 잘 안 맞아 아쉬웠는데 최근에 다시 맞기 시작해 여유가 생겼다.”
이학주.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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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정원이 40인으로 늘어나는 지난 9월에 빅리그로 콜업되지 못했다.

“시즌 중 우리 팀 타격코치가 조만간 기쁜 소식이 있을 거라고 말해줘 빅리그 콜업을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구단 내부 사정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물론 아쉽다. 하지만 올해만 야구를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빅리그에 조금 늦게 가더라도 대신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으면 된다. 하하!”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다.

“원래 성격도 그런 편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데 긍정적인 성격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전보다 더 밝아진 것 같다.”

-‘가을리그(AFL)’ 일정은 어떻게 되나?

“가을리그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을 6개 팀으로 나눠 10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열린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경기가 있고 일요일은 쉰다.”

-긴 정규시즌이 끝나고 쉬어야 할 시간인데 힘들지 않나?

“괜찮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체력이 좋은 편이라 힘들지 않다. 오히려 최고의 유망주들만 참가할 수 있다는 가을리그에서 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다수의 한국인 마이너리거 중 유일하게 빅리그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긍정적인 편이라 그런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그렇지 동기인 시카고 컵스의 하재훈이나 이대은 선배 그리고 같은 팀의 강경덕 선배도 미국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도 머지 않은 시간 내에 빅리그 진입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야구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올 시즌을 돌아볼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타격과 도루부문이 아쉽다. 애초에 올 시즌 도루 목표를 50개로 잡았는데 부상 때문에 20경기 정도 결장하다 보니 37개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타격도 0.280 정도 쳤어야 했는데 그 점이 아쉽다.”

-체력과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이기 때문에 0.260 정도만 쳐도 괜찮지 않나?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웃으며) 호세 레이예스(마이애미)가 등장하면서 유격수도 3할을 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그래서 구단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이제는 유격수도 0.280 이상은 쳐야 된다고 본다.”
이학주.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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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팀원들과 함께 쇼핑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면서 신나게 노는 편이다. 열심히 운동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신나게 놀면서 털어내야 또 다시 운동장에서 남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릴 수 있기 때문에 운동뿐만 아니라 놀 때도 최선을 다한다. (웃음)”

-드라이브를 즐긴다고 했는데 본인 소유의 차량이 있나?

“아직은 팀 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다니는 뚜벅이 신세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연봉이 오르면 구입할 생각이다.”

-미국 진출 4년째다. 돌이켜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다면?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학주는 없었을 것이다. 늘 감사하며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 그리고 미국에 진출해 힘들게 운동하며 특히 부상 때문에 방황할 때 곁에서 큰 형처럼 챙겨주고 다잡아 준 컵스의 성민규 코치님에게 감사드린다.”

-성 코치와는 지금도 자주 연락하나?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연락한다. 안 하면 삐친다. 하하!”

-현재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후배가 많다. 그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언어와 문화 등 낯선 환경에서 운동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왕 미국에 왔으면 정말이지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서 한 시즌 좋은 성적을 내면 그 때부터는 팀에서 대우가 달라진다. 팀에서 대우가 달라지면 자부심도 생기고 본인 스스로 전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생긴다.”

-가을리그가 끝나면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우선 한국으로 돌아가 휴식과 개인운동을 병행한 후 내년 1월쯤, 예년과 달리 일찍 미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예년과 달리 미국에 일찍 오는 이유는?

“아무래도 내년이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에 같은 에이전트 회사에 소속된 메이저리거들과 함께 운동을 하려고 한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경기 전에 팬들에게 사인 요청을 많이 받던데?

“나를 알아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 팬들의 성원과 관심이 때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팬들이 있기에 책임감을 느끼며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학주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야구는 내 삶에 있어 공기 같은 존재다. 공기가 없으면 생물이 살 수 없듯 나 또한 야구 없이는 살 수 없다. 야구는 내 삶을 지탱해주며 또한 나를 올바르게 성장시켜주는 내게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어떤 종목이든지 프로 선수는 팬들의 사랑이 절대적이다. 오래 전부터 팬까페 등을 통해 꾸준히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잊지 않고 있다.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 성원에 보답하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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