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고생 서연정 홀인원상 “2억8000만원짜리 차 안 받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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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0일 07시 00분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여고 2년생 아마추어 골퍼 서연정은 홀인원 상품으로 걸린 2억7700만 원 상당의 벤틀리 승용차를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골프단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여고 2년생 아마추어 골퍼 서연정은 홀인원 상품으로 걸린 2억7700만 원 상당의 벤틀리 승용차를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골프단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 경기에서 나온 홀인원이 마지막 날까지 화제를 뿌렸다.

여고 2년생 아마추어 골퍼 서연정(17·대원여고)은 2억7700만 원 상당의 벤틀리 승용차가 부상으로 걸려 있는 17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여기서부터 일이 커졌다. KLPGA투어 대회 요강에는 아마추어에게는 순위의 상금 또는 특별상(각종기록) 등의 상금(상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요강에 따르면 서연정은 홀인원 상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하루 뒤 주최사인 한화는 서연정에게 벤틀리 승용차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규칙은 존중하지만 홀인원 상품은 공식 상금이 아닌 흥행을 위한 이벤트 상품이기에 자동차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금액이 커서 생긴 문제다. 2억7700만원이나 하는 자동차는 누구나 탐이 난다. 이 대회 우승상금이 3억 원이었으니 비슷한 금액이다.

국내 프로대회에서 이렇게 큰 상금이 걸린 홀인원 상품도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팬들의 관심도 커졌다. 주최측과 협회 관계자, 심지어 선수와 부모, 골프장 직원들에게까지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대회는 온통 ‘벤틀리’ 승용차의 행방에 쏠렸다. 현장에서는 한화금융클래식이 아닌 ‘벤틀리 클래식’이 됐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KLPGA는 부랴부랴 8일 오후에 다시 입장을 정리했다.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발표했다. 3라운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양쪽은 ‘준다’ ‘못 준다’를 반복했다.

결국 마지막 4라운드 경기가 열리기 전 최종 결론이 났다. 서연정 측은 “우리가 대회에 참가한 목적은 상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애초부터 생각이 없었으니 상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골프협회의 규칙에는 “아마추어 골퍼는 스스로 규칙에 따라서 경기를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이게 바로 아마추어리즘이다.

서연정은 국가대표다. 2억7700만원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크지만 돈보다 프로 대회에서 얻은 경험을 더 값지게 여겼다.

태안|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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