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3인방 ‘태릉결의’… “런던서 일 한번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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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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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協 현정화 전무-유남규 강희찬 감독, 올림픽 선전 다짐

왕년의 탁구 스타들이 지도자로 힘을 합쳤다. 현정화 탁구협회 전무(가운데)와 유남규 남자대표팀(왼쪽),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이 17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처럼 포즈를 취했다. 이들 3인방은 “중국이 탁구 최강이지만 7월 런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의 힘을 보여 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왕년의 탁구 스타들이 지도자로 힘을 합쳤다. 현정화 탁구협회 전무(가운데)와 유남규 남자대표팀(왼쪽),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이 17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처럼 포즈를 취했다. 이들 3인방은 “중국이 탁구 최강이지만 7월 런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의 힘을 보여 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선수 시절에는 핑퐁 스타였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경기에서 딴 메달은 모두 38개. 이제는 지도자로 후배들 앞에 섰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의 운명을 책임진 3명. 현정화 탁구협회 전무(43)와 유남규 남자 대표팀 감독(44), 강희찬 여자 대표팀 감독(42) 얘기다. 이 탁구 3인방을 1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런던에서 금빛 사냥 가능할까.

▽유남규 감독=목표는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금메달이다. 오상은과 주세혁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신예 김민석 서현덕 등이 태극마크를 달 후보다.

▽강희찬 감독=여자 단체전 동메달이 현실적인 목표다. 김경아 박미영이 런던행 출전권을 땄고 양하은과 석하정 당예서가 남은 한 장을 놓고 경합 중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는 3명이지만 부상 등을 대비해 후보 선수 1명을 더 데려간다. 깜짝 카드가 될 거다.

―‘만리장성’ 중국, 뭐가 그렇게 세나.

▽현정화 전무=중국에서 탁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이자 출세의 지름길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국민 영웅이 되고 당 간부에 오른다. 탁구 저변이 넓고 투자하는 기업이 많다. 중국이 탁구가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24개의 금메달 가운데 20개를 가져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한국은 3개).

▽유, 강=대진운이 중요하다. 1번 시드가 세계 최강 중국이어서 2번 시드를 받아야 결승에서 중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못 꺾을 상대는 아니다.

―과거와 요즘 선수의 차이는….

▽현=달라진 건 별로 없다. 한국 탁구는 소수 정예로 성공했다. 1980, 90년대는 유남규 김택수, 나와 양영자가 남녀 탁구를 이끌었다. 지금도 오상은 김경아 등 베테랑이 중심이다. 제대로 된 스타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유=1988년 서울 올림픽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탁구만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도 상대 공격을 어떻게 받아낼지를 메모하며 경기를 구상했다. 요즘 선수들은 몸집은 커졌는데 체력이 약하다. 독하게 뛰질 못한다. 세계 랭킹을 올리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씩 국제대회에 나가다 보니 훈련할 시간이 부족한 탓이다.

―나에게 탁구란….

▽현=‘마음’이다.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승부는 달라진다. 경기를 하는 동안 수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포기하는 순간 지는 것이다. 긴장감을 갖고 연습도 실전처럼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유=‘인생의 시발점’이다. 내 경험을 살려 후배들에게 “너희는 나보다 좋은 조건을 갖췄다. 참고 견뎌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부와 명예가 온다”고 말해준다.

▽강=‘전쟁’이다. 올림픽 같은 국가 대항전이 그렇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으로 끝까지 싸우라고 강조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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