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구단들의 생떼가 도를 넘었다. 그들은 “승강제는 하되, 2부 리그 시스템을 먼저 만들자”는 주장을 반복한다. 물론 프로연맹이 2부 리그에 대한 뚜렷한 지원책이나 비전을 내놓지 못한 건 잘못이다. 하지만 그들이 강등팀 숫자를 줄이자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승강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상기할 게 있다. 작년 승부조작 사건이다. 당시 도시민구단들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새 판 짜기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승강제도 찬성했다. 그런데 이젠 마음이 바뀐 모양이다. 그 때 그 약속은 까먹은 듯이.
결국 문제는 돈이다. 광주를 제외한 대다수 도시민구단들은 연맹에 내야 할 가입금 및 발전기금(총액 40억 원)을 완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2부 리그 합류를 원하는 하부 팀들은 돈을 받지 않고, 왜 자신들은 감해주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이것이 그들 주장의 요지다. K리그에 가입했고, 국내 최고 리그에서 뛰었다면 당연히 내야할 돈은 내야한다. 모든 의무를 다한 기업 구단이 2부 리그로 강등된다면 연맹에서 돈을 되돌려줘야할까.
도시민구단들은 승강제 실시도 하기 전에 자신들이 강등될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있다. 팀을 내실 있게 꾸릴 생각은 않은 채 말이다. 또 2부 리그로 가면 지자체의 지원이 줄어든다고 울상이다. 윗선의 머릿속이 이런 생각들로 가득한데 선수들은 과연 뛸 맛이 나겠는가.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 프로 스포츠에서 투자는 중요한 요소다. 더 좋은 성적, 더 많은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 없이 모든 것을 누리겠다는 생각은 욕심이다. 승강제는 진정한 프로 스포츠를 해보자는 큰 그릇이다. 그 그릇을 깨려 해서는 곤란하다. 승강제의 흐름을 가로 막는다면 축구사에 죄인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