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V리그 스펀지] 배구화, 왜 발목 감싸는 미들 컷 선호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7시 00분


■ 배구화의 모든 것

축구화, 농구화는 전문 선수들을 위한 맞춤형 신발이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편이다. 조기축구회 회원치고 축구화 한 켤레 없는 사람은 드물다. 농구화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신는다. 반면 배구화는 좀 생소하다.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들다. 배구 선수들을 위한 기능성 운동화일 것이란 짐작은 가지만 어떤 특성이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 좌우 수평동작에 맞는 모양

농구화와 배구화를 비교해보자. 농구는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선수들도 전후좌우로 다양하게 움직인다. 반면 배구는 전후 동작보다 좌우로 움직이는 수평 동작이 많다. 때문에 신발 모양부터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배구화나 농구화 뿐 아니라 러닝화도 종목 특성에 맞게 신발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이 모양만 보고 구분하는 건 쉽지 않다. 운동화 모양을 전문 용어로 라스트(신 꼴)라고 하는데, 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아식스 원석연 대리는 “배구화, 농구화, 러닝화 모두 라스트의 기본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움직임이 많고 어떤 부위를 많이 활용하느냐에 따라 라스트가 달라지는 데 대외비다”고 설명했다.

배구화는 쿠션도 상당히 중요하다. 농구도 배구 못지않게 점프 동작이 많지만 순간적으로 착지할 때 발이 느끼는 하중은 배구가 더 크다.

배구화는 발목까지 감싸주는 제품이 많다. 보통 미들 컷(middle cut)이라 한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리베로 포지션의 경우 발목을 감싸지 않는 로우 컷(low cut)을 신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미들 컷을 선호한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배구화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일본은 선수 이름을 딴 맞춤형 배구화도 많다.

국내 배구화는 보통 320mm 사이즈까지 출시된다. 남자 배구선수들의 평균 사이즈는 290∼300mm. 발이 큰 외국인 선수는 농구화를 신는 경우도 있다. 작년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에반이나 3년 째 한국에서 활약 중인 삼성화재 가빈이 농구화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1년 평균 4켤레 신어

선수들은 보통 3개월에 한 번 꼴로 배구화를 바꾼다. 배구화 밑창이 참 고무 재질인데 이게 닳아 바닥에 닿는 접지력이 약해지면 교체해야 한다. 헌 배구화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는 않는다. 선수들은 헌 배구화를 훈련 때 쓰고 경기 당일은 새 배구화를 신는다. 물론 선수들도 새 신발에 익숙해지는 데 2∼3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

배구화 한 켤레 가격은 20만원 안팎.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팀에서 보급해주기 때문에 개인 돈을 주고 사는 경우는 드물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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