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SK)도 없고, 차우찬(삼성)도 없다. ‘에이스의 실종.’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KS)는 에이스 없이 개막한다.
2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KS 1차전 선발로 각각 용병 매티스와 좌완 고효준을 예고했다. 류 감독은 나아가 좌완 장원삼과 또다른 용병 저마노의 2∼3차전 선발 등판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삼성의 KS 선발진 구성에서 두드러진 대목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탈락이다. 정규시즌 막판까지만 해도 “한국시리즈 선발로 매티스, 저마노, 차우찬 등 3명은 확정”이라던 류 감독이 말을 바꾼 것이다. 매티스와 저마노의 피칭 스타일이 비슷해서 갈라놓고, 후반기 차우찬보다는 장원삼이 빼어난 피칭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대행 또한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에이스 김광현에 대해 “김상진 투수코치와 상의해 (등판시기와 형태를) 결정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 1·5차전 선발 등판에서 부진했던 김광현이 사실상 KS 1·2차전 선발 구상에선 제외됐다는 얘기다. 이 대행은 “선발로는 쓰겠지만 언제 투입할 지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스를 감춰둔 채 1·2차전을 치르게 된 만큼 양팀의 마운드 운용이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차우찬은 구위를 회복했기 때문에 1·2차전에 롱릴리프로 대기시킨다. 1·2차전을 모두 잡으면 훨씬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과 달리 KS에선 선발투수를 과감히 조기에 강판시킬 수 있고, 이 경우 차우찬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불펜에 포함시킨 것이다. 류 감독은 차우찬과 더불어 정인욱도 롱릴리프로 꼽았다.
SK는 준PO와 PO를 거치면서 마운드 전력에 전반적으로 균열이 생긴 만큼 임기응변이 절실하다. 김광현의 쓰임새를 확정하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