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하게 던져라’라고 하는 주문은 투구폼도 항상 같아야하고(직구 커브 체인지업 등 다른 구종을 던질 때도), 힘의 분배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큰 위기를 맞거나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과부하가 걸리게 돼 더 큰 힘을 쏟으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던지는 과정을 분석하기에 앞서 사슬운동 혹은 운동순서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코치들은 보통 ‘공을 던질 때 몸을 써라’라고 얘기한다. 이것은 바로 ‘사슬운동’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래픽 1→사슬운동 사슬이라는 것은 비교적 큰 몸통(다리 엉덩이 몸통)에서부터 작은 부분(어깨→팔 윗부분→팔 아랫부분→손→야구공)까지의 운동량의 발전 및 전달과정을 말한다. 이것은 말단에서부터 중심부로의 일련의 과정으로도 설명되는데, 이때 말단이라는 것은 공에서부터 가장 먼 부분(다리)을 말하고, 중심부라는 것은 공과 가장 가까운 곳(손이나 손가락)을 말한다.
효과적인 던지기는 던지는 속도를 의미하지 않는다(신체특성상 몸 전체의 연결동작이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효율이란 얼마나 효과적인 운동량이 만들어지고, 최종목적지인 공까지 그 운동량이 전달되는가를 말한다. 구속은 전달의 효율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얼마나 큰 크기의 운동량이 생성되느냐와 관련이 있다.
효율적인 투구를 하게 되면 투구수에 의해 힘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으며 선수생활도 부상없이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이 일련의 과정(효과적인 투구를 위한 전달과정)을 나타내는 또 다른 방법은 바로 속도의 총합이란 것이다. 이것은 ‘사슬운동’이 말단에서부터 중심부로의 과정을 나타낼 때 각 부분이 속도를 증가시킴을 말한다.
○그래픽2
속도 원리의 가상은 던지는 예를 설명한다. 각 말단의 몸의 마디는 최대로 중앙에 가장 가까이 근접할 때 가속하기 시작한다. 동작과 다음 동작 사이의 연결부분이 최대치를 만들고 있어야 하며 그러한 타이밍이 일정하게 되어야 몸의 밸런스와 힘이 최대화 된다는 것을 도표로 설명한 것이다.
이렇듯 사슬운동과정에서 운동량이 전달되는 것에는 두가지 메커니즘이 있다. 첫 번째는 근육운동에 따른 구역간 전환이다. 이 이상적인 상황은 사슬(운동과정) 내에서 전 과정의 부분이 최대 속도에 도달했을 때 다음 부분과 이어져있는 근육(예:엉덩이와 몸체 중간부분을 잇는 근육)이 수축한다는 것이다(엉덩이 부분의 속도가 최대로 도달할 때 엉덩이와 몸체 부분을 잇는 근육이 수축하기 시작함). 투구를 시작할 때 엉덩이의 속도 뿐만 아니라 운동량은 전달해 주는 엉덩이와 몸통사이의 근육이 당겨짐으로 인해(수축) 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 과정은 사슬운동 동안 계속되지만 일련의 과정이 팔로 이동하면 줄어들게 된다.
두 번째 메커니즘과 선수의 구속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복합 진자 운동’이라는 것이다. 복합진자 운동은 두개 이상의 큰 덩어리가 연결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데 이 때 이 덩어리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운동량을 전달시키기 위해 중심축을 기준으로 돌기 위한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픽3→회전 효과와 복합진자 운동원리
복합진자시스템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의 비교를 나타낸다. 복합진자시스템은 왼쪽 도표이고 ‘유연한 끈’으로 덩어리들을 연결하고 있다. 단단히 연결되어있는 시스템은 오른쪽인데, 역시 똑같은 구성요소를 띄고 있다. 연결 부위 이외에는 다른 모든 요소들이 동일한 환경 아래 있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에서의 최대속도는 30fps이다. 그에 반해 복합진자시스템(왼쪽) 최대속도는 55fps이다.(frames per second)
이 시뮬레이션은 던지기의 최대효율에 중요한 몇가지 원리를 보여준다. 이것은 복합진자의 변화 속도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각 부분 사이의 ‘지연효과’를 강조한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은 연속적인 운동량 전달을 허용하는 복합진자시스템과 같은 최종구속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던지는 것에 있어서는(투구) 힘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기술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기술적 요소란 어떻게 몸이 운동량이동(사슬운동, 연결동작)을 통해 공을 가속시키느냐이다(긴 채찍을 사용해 소리를 내는 방법과 같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공을 던질 때 채찍질 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은 기술적인 요소이고, 전적으로 ‘몸의 회전’에 의존한다. 몸의 회전이란 것은 소위 말하는 몸을 가로지르는 면인 엉덩이와 어깨의 회전이다. 두 번째 회전이라 함은 몸의 시상복합면(sagittal plane)의 회전이다.
○그래픽4→몸 3개면 그래픽
투구는 직선운동과 회전운동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룸으로써 강한 투구를 하게 된다. 이 그림처럼 어려운 내용으로 설명돼 있지만 나름으로는 쉽게 풀어보려고 했다.
결론은 우리가 빠른 공을 정확히 던지기위해 팔을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속을 높이기 위해 팔을 크게 휘두르면 제구가 불안해지고, 그리고 인체의 팔은 길이가 한정되어 있다(릴리스 포인트를 무한정 앞으로 보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의 회전운동을 이용한 (꼬임과 풀어줌) 동작을 만들 수 밖에 없다. 본인이 갖고 있는 큰 근육을 사용해 세가지의 회전운동을 만들어 팔에 전달하게 되는 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전 롯데 감독·고려대 체육교육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