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새 사령탑 릴레이인터뷰] 광주FC 최만희 “젊고 빠르고 맛깔스러운 축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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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7시 00분


고향팀서 막중한 임무…첫째는 팬심
프랜차이즈 스타 잘 키워 흥행몰이
31년 지도자 경험 모두 쏟아부을 것
승강제? 두려움보다 살기 위해 도전

신생팀 광주FC 지휘봉을 잡은 최만희 감독은 야구를 좋아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프로축구의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겠다는 각오다. 전술적으로는 젊은 선수들을 활용한 빠른 축구를 구사할 생각이다.
신생팀 광주FC 지휘봉을 잡은 최만희 감독은 야구를 좋아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프로축구의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겠다는 각오다. 전술적으로는 젊은 선수들을 활용한 빠른 축구를 구사할 생각이다.
신생팀 광주 FC의 최만희(55) 감독. 창단 팀의 초대 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긴 했지만 고향 팀을 지휘할 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2013년부터 프로축구 승강제가 실시될 예정이기에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성적도 신경 써야 한다.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하지만 최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전라도 음식에 맛을 돋우는 맛깔스런 양념처럼 축구단도 광주 시민들의 삶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양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광주는 최근 훈련지를 강진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첫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야구도시에 축구를 심다.

광주는 야구로 유명한 도시다. 그 탓에 광주 상무는 흥행에서 실패를 경험 했다. 시민들의 주식 공모로 만들어진 광주 FC는 상무가 실패했던 축구를 통한 팬심 잡기에 다시 뛰어들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최 감독은 이를 위해 프로와 아마에서 지도자 31년간 지내며 습득했던 모든 것들을 쏟아낼 참이다. “야구의 도시에 축구가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컨텐츠가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즐거워하고, 재미를 느끼고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 KIA의 전신 해태 야구의 힘을 축구장에서 재현해보고 싶다.”

광주 지역의 팬들을 확보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훈련이 없는 시간에는 지역 축구인을 만나는 등 홍보 도우미 역할도 맡고 있다. 심신이 피곤하지만 자신을 초대 감독으로 선택해준 지역민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광주의 시민들이 나에게 중요한 임무를 줬다. 나를 볼 때마다 많이 격려해주고, 응원해준다. 그만큼 더 잘하라는 뜻이다. 시민 구단이라 재정적인 여건은 넉넉지 않다. 그러나 나를 선택을 해준 사람들이 후회하지 않게 팀을 잘 만들어보겠다.”

○빠르고 젊은 광주

최 감독은 팀의 색깔을 정했다.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패기 넘치는 컬러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스피드를 강조해 빠른 팀으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구단 사정상 연봉을 많이 줘야하는 큰 선수는 영입하기 어렵다. 젊고 가능성 있는 멤버로 꾸려야 한다. 현대축구는 빠른 경기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선수 구성은 무조건 젊게 가야 한다.”

대신 어린 선수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도 1∼2명쯤은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팀이 원하는 색깔을 확실하게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주역을 받고 있다.

“팀의 색깔은 밝은 색이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로만은 안 된다. 약간의 양념을 가미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최 감독이 원하는 양념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 굵직한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결정을 할 예정이다.

성적도 중요하다. 2012년까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창단 2년 만에 2부 리그로 떨어질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최 감독에게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심하다.

“승강제를 어차피 도입해야 한다면 두려워하지 않겠다. 살아남기 위해서 도전하겠다. 신생팀에게 어려운 도전일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좋은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풀뿌리 육성도 다시 시작

광주 FC는 산하에 유소년 팀을 가지고 있다. 광주 상무가 지원했던 금호고를 산하에 두고 있다. 그러나 창단하면서도 전혀 혜택을 보지 못했다.

광주 상무가 지명권을 사용하지 않아 많은 유망주들을 육성하고, 다른 팀에 보내야할 처지다. “현 U-20 대표팀에 있는 김경중(고려대), 백성동(연세대) 등이 금호고 출신이다. 그러나 광주 상무가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아 이들은 모두 놓칠 처지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유소년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

전북과 수원 등에서 중요 직책을 두루 경험했던 그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금호고 출신들을 광주 지역의 스타로 성장시켜야만 장기적으로 구단의 발전에 힘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단 직후 1군 선수들 구성 때문에 금호고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 하지만 금호고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관심을 갖고 프랜차이즈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금호고의 발전에도 힘을 보태겠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제공 | 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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