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 LPGA에 ‘한국 골드 미스들’ 많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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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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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지은, 장정 선수.
박세리, 박지은, 장정 선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를 '한국 낭자군'이 점령한 것은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올 시즌 들어서만 벌써 서희경(KIA클래식), 박세리(벨마이크로클래식), 유선영(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최나연(데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신지애(에비앙 마스터스) 등 LPGA 투어 5개 대회를 한국 선수들이 석권했다.

현재 한국 낭자군은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25개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박세리를 비롯해 박지은 장정 등 '언니들'과 20대의 신지애 최나연 서희경 유선영 등 '무서운 신예들'이 필드에서 경쟁을 벌이며 막강 군단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LPGA를 한국 선수 대 다른 국가 선수들로 양분했을 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다른 국가 선수들 중에는 '주부 골퍼'들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의 줄리 잉스터, 재니스 무디, 로라 디아즈, 리타 린들리, 팻 허스트, 영국의 카트리나 매튜, 스웨덴의 마리아 요르트가 대표적인 주부 선수들이다.

LPGA투어 조직위원회는 '엄마 선수'들을 특별히 배려한다. 골프장 내에 보육시설을 설치하거나 대회장 인근의 탁아시설을 활용해 이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엄마 골퍼들은 대회 중에는 아침에 탁아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라운드가 끝난 뒤 아이와 함께 숙소로 돌아간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 중에는 주부 골퍼가 많지 않다. 세 살배기 아들을 둔 한희원을 비롯해 지난해 출산을 하고 필드로 복귀한 김미현 박희정 등 3명 뿐이다.

박세리(33), 박지은(31), 장정(30), 김영(30) 등 LPGA 투어 1세대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골드 미스'다.

전문가들은 LPGA에 한국인 '골드 미스'가 많은 이유로 승부욕이 강한 한국 선수들이 빡빡한 투어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성을 만날 시간이 좀처럼 없는데다, 임신과 출산으로 신체적 변화를 겪은 뒤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국제적인 스타플레이어로서 '돈'과 '명예'를 거머쥔 '골드 미스'들의 눈높이에 맞는 배우자감이 많지 않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

하지만 2006년 웨그먼스LPGA 우승 이후 성적을 내지 못하다 최근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는 장정이 "올해 안에 우승의 기쁨을 한 번 더 맛본 뒤 약혼자와 내년에는 결혼식을 반드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허리부상과 고관절 수술로 필드를 떠나 있다 1년 여 만에 복귀한 박지은도 "올해 반드시 우승해 명예를 회복하고 결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은과 장정이 결혼의 물꼬를 트고 나면, 박세리 김영 등 나머지 '골드 미스'들도 줄줄이 '싱글 탈출'을 외치지 않을까.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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