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女들은 매섭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탁구 세계 단체선수권 남북대결 완승 조 2위

한국 여자 탁구가 4년 만에 이뤄진 남북 대결에서 승리했다.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 세계탁구단체전선수권대회 C조 조별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을 3-0으로 꺾었다. 4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홍콩(5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16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났다.

당초 조 1위로 8강 직행을 노렸던 한국 여자 팀은 26일 홍콩에 1-3으로 지는 바람에 자칫 이날 북한에도 지면 조 4위로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었다. 한국은 4년 전인 2006년 독일 브레멘 대회 때 단체전 5, 6위전에서 만나 3-1로 이긴 게 가장 최근의 남북 대결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북한보다 우위였지만 남북 대결엔 워낙 변수가 많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정현숙 대한탁구협회 이사는 경기 전 “북한은 중국과 탁구 교류를 많이 해 기본기가 튼튼한 데다 국제무대엔 잘 안 나와 정보가 별로 없다. 그래서 힘든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는 쉽게 났다. 국제무대에선 드문 수비전형인 한국의 김경아(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이 북한 선수들에게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김경아가 1단식에서 한혜성을 3-1로 꺾으며 기선을 잡았고, 이어 박미영과 당예서(대한항공)가 김정과 김혜성을 각각 3-0으로 완파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관중석 분위기도 한국이 휘어잡았다. 주모스크바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러시아 관중에게도 태극기를 나눠 주며 응원에 동참하게 해 100여 명이 열띤 응원전을 폈다. 반면 북한은 정장 차림의 남자 몇 명이 구석에서 조용히 응원했다.

한국에 져 조 4위로 예선 탈락한 북한 선수단은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북한 안영일 감독은 한국 취재진이 경기 소감을 묻자 “위생실(화장실)이 급하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미 8강 직행 티켓을 따낸 한국 남자 팀은 앞서 우크라이나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신예인 조은래(농심삼다수), 정영식(대우증권)을 이번 대회에서 처음 주전으로 기용하면서도 3-0으로 여유 있게 이겼다. 한국은 스웨덴-헝가리 경기 승자와 28일 8강 대결을 벌인다.

모스크바=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한국 여자팀과 크로아티아의 16강 결과는 dongA.com참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