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교체아웃…생존기로
‘대항마’ 바이스 활약에 입지불안
반짝 활약보다 꾸준한 인상 절실
볼턴은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거의 확정했지만 이청용(22)은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17일(한국시간) 열린 2009~2010 EPL 35라운드 스토크 시티 원정에서 볼턴은 0-1로 뒤지다 후반 40분, 43분 터진 테일러의 연속 포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둬 9승(8무18패)째를 기록했다.
14위로 상승,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청용에게는 달갑지 않은 하루였다.
최근 3경기 연속 교체 아웃. 코일 감독은 이청용을 선발로 내보냈다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후반 26분 바이스를 투입했다. 이 선택은 주효했다.
‘바이스 매직’이라 할 정도로 바이스는 볼턴이 5분 새 뽑은 2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반면 이청용은 1월27일 번리전(1-0 승) 이후 골 맛을 보지 못했고, 도움은 3월14일 위건전(4-0 승) 이후 멈췄다.
슬로바키아 출신의 바이스는 1월 맨시티에서 볼턴으로 임대됐다. 거듭된 결장에 바이스도 지쳤고, 볼턴도 내부적으로 올 시즌 이후 되돌려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바이스가 이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바이스의 출격은 곧 이청용이 벤치에 앉는다는 걸 의미하기에 불안감을 쉬이 떨쳐내기 어렵다. 한 축구인은 “시즌 초였다면 이청용의 최근 모습은 곧 벤치”라고 지적했다. 유럽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들도 “이청용은 어디까지나 용병이다. 다음 시즌부터 EPL은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1군 스쿼드 25명 중 9명 이상을 잉글랜드 국적으로 채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당연히 이청용과 바이스는 공존하기 어렵다. 물론 남은 3경기에서 코일 감독은 바이스를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은 그리 높진 않다.
그러나 5골-8도움으로 만족한다면 미래는 밝지 않다. 대표팀 관계자도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이)청용이가 대인 방어에 취약한 면을 보이는데, 스토크 시티전도 왼쪽 풀백 콜린스의 맨투맨 마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상대 팀 입장에서 보면 이청용의 봉쇄 비책이 마련된 셈이다. 유럽 클럽들은 ‘반짝’ 활약보다는 꾸준한 모습을 원한다. 박지성(맨유)이 살아남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빅 클럽 진출을 꿈꾼다면 물론, 볼턴 잔류를 택하더라도 연봉 재협상에서 유리해지기 위해서 이청용은 남은 3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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