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페인샌드의 양키스 현장] “박찬호 넘버1” A로드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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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9일 07시 00분


박찬호. 스포츠동아DB
박찬호. 스포츠동아DB
보스턴전 3이닝 1안타 무실점

개막전 패전 딛고 구원승 감격

“찬호는 양키스의 큰자산” 극찬

박찬호(37)의 뉴욕 양키스 데뷔전은 스스로 희망했던 것과 달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호의 두 번째 등판은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만큼 잘 풀렸다.

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동점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된 지 이틀 후, 박찬호는 8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양키스의 릴리프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회복을 알렸다. 양키스의 3-1 승리. 박찬호는 “모든 게임, 모든 순간, 모든 공, 모든 타자가 다 중요하다”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날은 실패할 것이고 어떤 날은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금세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7일 박찬호를 벤치에 앉혀뒀다. 박찬호가 휴식일인 6일에 감기 증상과 배탈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일 알프레도 아세베스에게 2이닝을 던지게 한 후, 이 날은 7회 1-1 상황에서 좌완 선발 앤디 페티트의 뒤를 잇는 투수로 박찬호를 선택했다. 당초 계획은 박찬호가 2이닝을 공 35∼40개 정도로 막아주는 것. 그런데 박찬호는 훨씬 더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3이닝을 공 36개로 끝낸 것이다. 지라디 감독은 “박찬호는 전날 몸상태가 썩 좋지 않아 쉬게 했지만, 오늘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처럼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면서 “마침 우리 불펜이 바닥난 상태였는데 박찬호 덕분에 다시 강화됐다”고 칭찬했다.

박찬호는 7회 마크 스쿠타로, 제이코비 엘스버리, 페드로이아를 연이어 플라이볼로 잡아냈다. 또 8회에는 빅터 마르티네스를 2루 땅볼, 케빈 유킬리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막은 뒤 데이비드 오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찬호는 “자기 공을 던져야 한다. 그게 내가 유일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자신의 투구를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오늘은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가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스턴은 9회 양키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애드리언 벨트레와 마이크 카메론이 순간적으로 홈런처럼 보이는 큼직한 타구를 때려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담장까지 뻗지 못하고 외야수 글러브에 잡혔다. 박찬호는 또 한 번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오늘 박찬호의 투구는 정말 멋졌다”면서 “공 하나하나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멋진 리듬을 갖고 있었다.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될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커티스 그랜더슨은 바로 다음 이닝(연장 10회)에서 보스턴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양키스에게 승리를, 그리고 박찬호에게 양키스 선수로서 첫 승을 안기는 홈런이었다. 박찬호는 “정말, 진짜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마크 페인샌드
뉴욕 출생으로 10년간 여러 매체에서 뉴욕 양키스 담당 기자로 일해왔다. 뉴욕데일리 뉴스에서는 4년 째 양키스를 담당 중.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뉴저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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