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조범현 감독 알고보니 ‘짝퉁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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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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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신년운세 이제는 말해 볼래요”

 
설날이예요. 놀이동산에 많이 가요. 제일 타고 싶은 거? 롤러코스터예요. 남들이 타고 있으면 재미있는데 막상 내가 타려면 겁이 나요.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도 설날특집을 마련해야겠어요. 신년 운세. 그런데 롤러코스터는 그냥 돌아가지 않아요.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어요. 누가 산으로 가고, 누가 골로 갈지 모르겠어요. ‘골 때리는’ 롤러코스터, 지금부터 신나게 돌려볼래요.

○KIA 조범현 감독(1960년 10월 1일생)

이름에 ‘범’이 들어가요. 그래서 호랑이팀을 맡아 우승까지 한 줄 알았어요. 아싸라비아 궁합 오케이. 그런데 알고 보니 ‘짝퉁’ 범(凡)이예요. 아무려면 어때요. 호랑이 등에 올라타 천하를 호령했는데. 올해도 그 기운이 ‘범’상치는 않아요.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했대요. 스프링캠프 곡소리가 광주까지 들린대요. 조심할 건 있어요. 사자가 ‘선동열호’를 타고 88고속도로를 넘어온대요. 사자 조련사는 자신의 고향이라고 작년에는 몰매를 맞고도 웃었지만 올해는 가만있지 않을 거래요. ‘장원삼’이라는 이름의 보약을 먹고 두 눈 부릅뜨고 있대요. 올해 조심할 건 사자예요.

○SK 김성근 감독(1942년 12월 13일생)

이름을 뒤집으면 ‘근성!’. 매번 가난한 집 고치다 3년 전부터 부잣집 기둥을 세우고 있어요. 말년에 ‘배부르고 등 따습지만’ 성질은 변하지 않아요. 이번에도 식솔들 데리고 이름도 무시무시한 일본 ‘고지’로 데려갔대요. 그리고는 산꼭대기까지 계단을 오르게 한대요. 말 그대로 ‘고지훈련!’. 식솔들은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요. “우승 2번 했으면 됐지. 또 고지훈련이냐. 이런 우라질네이션!” 그래도 대장은 눈 하나 꿈쩍 안 해요. 작년에 자신이 키운 새끼한테 오지게 물렸어요. 오기가 생겨요. 그런데 올해도 호랑이는 ‘용’만큼은 잡는다고 벌써부터 ‘용쓰고’ 있대요. 무시하고 싶지만 뒷덜미를 노리는 남도 호랑이를 조심해야 해요.

○두산 김경문 감독(1958년 11월 1일생)

동네에서는 2인자였지만 2년 전 여름, 얼떨결에 읍내 경시대회에 나갔어요. 동그라미 5개가 그려진 오랑캐 동굴. 힘센 코쟁이, 약삭빠른 왜구들도 집결했어요. ‘동네에서 2등 했으니 읍내에서는 3등만 하자.’ 그런데 아홉 번 싸워 아홉 번 다 이겼어요. 가슴에는 반달처럼 그려진 금목걸이. 자신감이 생겨요. 읍내에서도 1등 했는데 동네 경시대회쯤이야∼. 그런데 작년 가을에 매번 앞길을 가로막는 늙은 용이 또 나타났어요. 그리고는 또 동네 ‘깔딱고개’를 못 넘어요.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울화통이 터져요. 소태처럼 쓴 쓸개를 씹으며 설욕을 노려요.

○롯데 로이스터 감독(1952년 10월 18일생)

7년 동안 가을걷이를 못한 갈매기 나라. 소인국에 걸리버가 왔어요. 신비한 요술램프. 항상 풍선을 불면서 주문을 외워요. “No Fear!” 그리고 “쓸데없이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해요. 부지런함을 미풍양속으로 삼고 있던 이 나라에서는 이해를 못하고 삼해를 더해 오해를 해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보릿고개도 넘기고 가을걷이에 성공해요. 헐벗고 굶주렸던 사람들은 외쳐요. “제리, 제리!” 다음해도 가을걷이에 성공했어요. 그런데 그걸로 끝. 걸리버는 한복을 입고 어깨춤을 춰요. 보릿고개 시절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갈매기 나라 사람들은 뚜껑 열려요. 그리고 ‘십원’짜리를 던져요. 걸리버는 올해도 왔어요. 이번에는 수확량 1등을 자신하고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촌장과 이장이 바뀌었어요. 옆동네 촌장들은 걸리버에게 질 수 없다고 외쳐요.
삼성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 DB]
삼성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 DB]

○삼성 선동열 감독(1963년 1월 10일생)

머슴을 살아도 부잣집에 살아야 해요. 작년에 12년 만에 흉작을 냈지만 5년 재계약했어요. 그런데 대감님이 알아서 ‘떡’을 ‘떡하니’ 던져줘요. 산삼인지, 해삼인지 모를 ‘장원삼’이래요. 뭔지는 모르지만 보약 같아요. 천하를 호령하던 사자의 위용을 갖춰야 해요. 위에서는 겉으로는 그래요. “천천히 가도 된다. 4등만 가자!” 그런데 원삼을 먹고 나니 목구멍에 걸려요. 부담 생겨요. 4등도 못했다간 달덩이 얼굴에 ‘동칠’ 할 것 같아요. 예전부터 천하무적. 무서울 게 없는데 하나 찜찜한 게 있어요. 어중간한 위치에서 한솥밥을 먹던 ‘형님’이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독수리 동네 대장으로 갔어요. 기둥뿌리 뽑혀 별 볼일 없는 옆집이라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왠지 “사자굴만 토벌하자”라고 달려들 것 같아요.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1958년 3월 20일생)

주인이 공양미 삼백 석에 자식들을 팔았어요. 그런데 일을 꽤나 잘하던 자식들이에요. 소를 몰고 밭을 갈던 일꾼이 빠져나가자 코가 석자가 빠졌어요.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요. “이런 계산기!” 독이 올라요. 1등은 언감생심. 그래도 내 자식 데려간 집안만큼은 손봐주고 싶어요. 그 세 집은 인연과 악연이 얽히고설켜 있어요. 자신이 태어난 고향집에서 기둥뿌리를 뽑아갔고, 같은 한양에 살고 있는 두 집안에서 서까래를 거둬갔어요. 오기로 손 좀 봐주고 싶지만 자칫 그 오기가 부메랑이 될 수 있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차가 굴러가도록 바퀴공장에서 용돈을 준대요. 평상심부터 찾아야 해요.

○LG 박종훈 감독(1959년 6월 12일생)

곰돌이네 집에서 밭을 갈다 쌍둥이네로 이사 갔어요. 썩어가는 텃밭을 리모델링하는 손기술이 대단하다는 소문 났어요. 그래서 쌍둥이네는 덥석 손을 잡았어요. 5년간 황무지를 경작해달래요. 그리고 반짝거리는 거라면 무엇이든 사주고 있어요. 멍석을 깔아줄 테니 춤만 추래요. 옆 동네에서는 실눈을 뜨고 봐요. ‘밭을 가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논까지 갈 수 있을까.’ 게다가 황무지를…. 그런데 이 기술자는 자신감 넘쳐요. “어차피 황무지, 못 간다고 욕할 사람 없잖아.” 겉으로는 그래도 속으로는 부담백배래요. 아무리 척박한 바닥이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면 골로 가는 수가 있다는 사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미끼를 던져준 영웅이네, 옆집 곰돌이네의 견제를 뚫어야 해요.

○한화 한대화 감독(1960년 7월 8일생)

달구벌에서 ‘동생’ 어깨너머로 곁눈질만 하다 처음으로 주방장이 됐어요. 마침내 식칼도 잡았어요. 꿈이 이뤄졌어요. 그런데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에요. 와서 보니 식칼 이빨이 다 나갔어요. 그래서 주인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봐요. “저 대화 좀….” 주인은 “미안하다”고 등을 두드려요. 옆에 보면 과일칼이 있으니 식칼로 만들어 쓰래요. 걱정이 태산. 잠이 오지 않아요. 돌아서니 입에서는 욕 나와요. 다른 것 없어요. 여섯 판으로 붙을 수밖에. 이판에다 사판을 붙여서.

스포츠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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