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스포츠대상]투표 기준은 성적? 선배예우? 후배축복?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1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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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설된 동아스포츠대상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가 선수를 뽑았다는 데 있다. 자신과 같은 소속 팀 선수를 제외한 다른 팀 선수만 찍을 수 있어 해당 선수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들의 깊은 고민만큼이나 다양했던 선정 이유를 들어봤다.

선수가 선수를 평가한 기준 중 으뜸은 역시 성적. 프로야구 부문에서 김상현(KIA)에게 1위를 내준 2위 김현수(두산)는 "상현이 형이 성적에서 압도했기 때문에 당연히 1위로 찍었다"고 말했다. 남자 배구 2위 김요한(LIG손해보험)은 "친구로서가 아니라 선수로 박철우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힐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하지만 김요한은 박철우에게 외면(?)당했다. 김요한은 박철우에 이어 2위에 뽑혔지만 정작 박철우는 김요한을 3위에 올려놨다. 그가 뽑은 1위는 석진욱(삼성화재). 박철우는 "석진욱 선배는 실력은 물론 코트와 평소 생활에서 성실해 후배의 귀감이 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중고참 선수들이 많은 표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하다보니 성적뿐 아니라 평소 존경했던 선배의 인간적인 면에 마음이 가는 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자 농구 수상자인 신정자(금호생명)는 6년 선배 정선민(신한은행)을 1위로 뽑은 데 대해 "공격의 핵심이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게 뛰어나다"고 말했다. 축구 75명 투표인단 중 유일하게 김기동을 1위로 선택한 이동국(전북)은 "기동이 형은 누가 봐도 국내 최고의 성실맨으로 선수들이 본받고 싶어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반면 후배의 앞길을 축복해준 선배도 눈에 띄었다. 김현수를 1위로 고른 봉중근(LG)은 "어린 나이에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연습생 출신으로 신화를 썼다"고 칭찬했다. 여자 골프 서희경(하이트)은 "유소연(하이마트)은 생각이 깊고 성숙한 후배여서 배울 게 많다"고 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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