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그라운드 엿보기] ‘초중고 주말리그제’ 성공하려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7시 00분


올해 국내 학원스포츠의 가장 큰 변화는 대한축구협회가 도입한 초중고 주말 리그제다. 이는 학기 중 전국규모 축구대회를 폐지하고 지역 리그대회와 연말 왕중왕전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학원축구는 전국대회, 합숙훈련, 전지훈련 등으로 인한 수업 결손 때문에 기초학습권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치 않아 학생들이 축구부 입문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낳았다. 저변 확대가 어려워진 요인 중 하나이다. 또한 유소년클럽 수는 점차 증가해 학원축구를 위협하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토너먼트 대회 입상을 중시하다 보니 성적지상주의로 흘렀다. 이러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수업시간 중 훈련 및 경기를 금지하고 수업 결손이 없도록 주말과 공휴일, 평일 방과 후에 경기를 할 뿐 아니라 리그 운영과 지원비도 대한축구협회가 부담했다.

올해 처음 실시한 주말리그제는 권역별로 팀당 18∼30경기를 선수들이 꾸준히 뛰면서 항상 긴장감 속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력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부상선수도 2∼3주 후에 회복해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주말리그제는 도움이 컸다. 그리고 초청 토너먼트 대회는 방학 때 하도록 유도하면서 전체적으로 학원축구의 풍토를 바꿔나가는 등 패러다임을 바꾼 첫 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주말리그를 운영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주말에 경기를 하다 보니 선수층이 얇은 팀의 경우, 부상자가 생겼을 때 대체 선수가 부족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웠다. 이는 점차적으로 고교리그 경기부터 천연잔디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점차 부상이 줄어들 수 있다. 또 경기 준비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회복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만약 학교운동장에 연습할 수 있는 조명탑 시설이 잘 구비되었다면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을 것이다.

첫 해 프로산하 클럽팀들이 대체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고등부에서는 전남 드래곤즈 산하의 광양제철고와 광양제철초가 결승에 올랐고, 성남일화 산하의 풍생고 역시 고등부 결승전에 올랐다. 프로구단이 지원하는 학교의 강세 현상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프로구단 산하 클럽팀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도한 주말리그 시스템이 정착되기 까지는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면 학원축구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희망도 함께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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