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필드 오브 드림] 야구 올림픽 탈락 ‘ML 책임론’        

  • 입력 2009년 8월 20일 09시 28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진 야구의 재진입 시도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됐다. 최근 3년 여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내 야구 인기 회복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그리고 그 책임의 많은 부분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고 있다. 농구와 같은 종목에서는 이미 NBA에서 뛰는 스타급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를 하고 있고 이들의 출전 여부는 성적 여부를 떠나 늘 뉴스거리로 주목을 받곤 한다.

하지만 야구 쪽은 얘기가 너무 다르게 흐르고 있다. 우선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과 선수노조 측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피상적인 홍보성 코멘트만 날려줬고, 정작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은 곳은 없었다. 구단과 선수 노조 모두의 확실한 동의가 이루어져야 시즌 중 선수 차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누가 적극적으로 총대를 메느냐의 눈치 싸움만 보였을 뿐 어떻게 하자는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다음 대회까지 시간을 버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 것이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한창 페넌트레이스 열기가 고조될 시기에 수백억원대의 몸값을 가진 자신들의 선수가 자칫 부상을 당해 생기게 될 전력 누수가 걱정스럽다. 팀 성적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고 팀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의 공백은 관중 동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조 역시 이들의 등을 떠밀며 명예직이라 할 수 있는 국가 대표 차출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06년, 향후 ‘야구의 월드컵’이란 거창한 기치를 세우고 WBC를 만들었다. 그 효과는 분명하다. 하지만 진정 그들이 원하는 야구의 세계화에 올림픽 종목 재진입이 주는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야구를 하는 나라만 보는 WBC와 전 세계인이 볼 수 있는 올림픽 야구는 커버리지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부상 우려 또한 시즌 전 실제로 몸만들기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임하는 것보다 시즌 중에 참가하기 때문에 선발 투수의 경우 1-2경기, 불펜 투수도 3-4경기 출장하는 모양새는 페넌트레이스 운용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 시스템상 타자들의 출장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나친 자국 이기주의는 결국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메이저리그가 깨달았으면 좋겠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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