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3연패? 대망론 vs 회의론

  • 입력 2009년 4월 4일 07시 48분


‘SK 왕조’ 엇갈린 시선…“생각대로” SK V3 “착각일뿐”

미국 프로스포츠에선 통상 3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부터 ‘다이너스티(왕조)’란 수식이 따라붙는다.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이 기준에 부합한 팀은 해태가 유일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그러나 이 중 해태가 정규시즌 1위를 했던 시즌은 1988년이 유일했다. 86년-87년은 삼성에 이어 2위, 89년은 빙그레에 이어 2위로 시즌을 마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그러나 2009년 SK는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석권이라는 ‘순도 100%’의 왕조 건설을 천명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목표는 80승”이라고 단언했다.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직행을 겨냥한 발언이다. SK가 이 시나리오를 완성시킨다면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강팀이 어디냐를 두고 불거진 논란이 정리될 수 있다. 그러나 SK의 퍼펙트 우승 여부에 대해 안팎의 온도차가 극심하다. ‘부자 몸 사리기’를 하긴 해도 내부적으로 ‘SK 대망론’이 퍼져 있는데 비해 바깥에서는 ‘SK 회의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사이드의 시선

SK 신영철 사장은 연초 그룹에 “3년 연속 우승”을 공약했다. SK 사람들은 “2년 연속 우승팀이 달리 무슨 목표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구단 고위층은 3년 연속 우승 이후의 ‘더 큰 시나리오’도 구상하고 있다.

SK의 믿는 구석은 2년 연속 우승전력이 거의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대목이다. 이진영이 빠졌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이지만 워낙 대체 옵션이 많다. 특히 현대 야구가 가장 중시하는 ‘총알’, 즉 투수력의 두께에서 SK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다 김성근 감독의 투수교체 감각은 당대 제일급이다. 심리적으로 선수들이 우승을 정복해본 자들만이 갖는 자신감을 공유하고 있는 현실 역시 SK를 특별하게 만든다.

○아웃사이드의 시선

야구계 일각에선 “SK가 자멸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들린다. 워낙 전력이 월등해서 타 팀에 잡히기보단 내부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감독의 지옥훈련과 전원야구가 유발하는 무한경쟁의 피로도가 집권 3년차쯤이면 한꺼번에 밀려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유독 부상자가 많은 현실은 불안신호다. 김광현의 컨디션 저하도 “WBC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전 고지캠프부터 비롯된 일”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달리 보면 SK 회의론은 곧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회의론과 연결된다. 김 감독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선수혹사” 논쟁이 판결나는 시즌이기도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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