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3월 31일 08시 2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어머니 김성옥씨는 “(최)윤아(24·신한은행)는 딸자식 키우는 것 같지가 않았었다”고 회상했다. 초등학교시절, 1000원짜리 한 장을 쥐어서라도 악착같이 치마를 입혀보려 했지만 최윤아는 바지만을 고집했다. 치마가 뛰어노는데 거추장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최윤아는 경기 중 팀 내 최고의 활동량을 자랑한다.
악착같은 승부근성과 부지런함. 이것이 168cm에 불과한 최윤아의 농구실력을 ‘쑥쑥’ 키워온 원동력이다. 그리고 30일. 최윤아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2009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덕분에 “중학교 때부터 살림이 어려워져 보약 한 재 못해줬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어머니는 마음의 짐도 덜었다.
최윤아 역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내세울 것 없는 선수였기에 피나는 노력을 했다”며 “이 상은 힘든 시기를 견뎌온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최윤아의 좌우명은 ‘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최윤아는 “(MVP는) 또 다른 시작”이라며 “모두가 날 최고의 가드로 인정할 때까지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딱 최윤아 답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