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된 레슬링, 32년만에 노골드 왜?…레슬링 몰락 3가지 원인

  • 입력 2008년 8월 22일 08시 33분


더 이상 ‘효자종목’이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게 됐다.

레슬링이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골드 퍼레이드를 펼쳐왔다. 지금까지 따낸 금메달 수는 총 10개. 그런데 이런 황금빛 전통도 베이징에서 막을 내렸다. 그레코로만형 55kg급 박은철의 동메달이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그레코로만형에서 무너진데 이어 자유형에서도 깜짝 스타의 등장은 없었다.

왜 이런 부진을 보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를 꼽았다. ‘매트 체력’의 약세와 더불어 바뀐 규정에 대한 경기운영전략 부재, 그리고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개인별 특화된 기술 부족이 바로 그것.

레슬링에서 맞잡고 서 있는 동안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매트 체력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태극전사들은 이 점이 부족했다. 레슬링계의 한 관계자는 “매트 체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근력이나 유연성에서 유럽 선수들에게 뒤떨어졌다. 전문화된 체력 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바뀐 기술에 대한 적응이 덜 된 점은 주지의 사실. 지난 대회와 비교해 그레코로만형은 3분 2라운드에서 2분 3라운드로 바뀌면서 매 라운드 30초간 그라운드 경기가 추가됐고, 자유형은 2분간 스탠드 후 무승부일 경우 30초간 클린치 자세로 승부를 가린다. 이런 변화된 규칙과 레슬링의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도 노골드의 원인이다.

점수관리를 할 수 있는 운영능력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득점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개인별 특화 기술개발도 미흡했다. 레슬링계의 한 관계자는 “특화된 기술 없이는 세계 정상에 설 수 없다. 세계 레슬링계의 흐름을 빨리 쫓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뼈아픈 반성을 촉구했다.

베이징=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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