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올림픽’이라 불러주오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中언론, 대회 빛낸 첨단기술 비밀 소개

《2008 베이징 올림픽 요소요소에는 과학기술이 숨쉬고 있다. 이미 첨단과학의 결정체로 주목을 받은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나 신기록의 산실이 된 일명 워터큐브 수영장 수이리팡(水立方)뿐 아니다. 더욱 매끄럽고 안전하게 올림픽을 운영하기 위해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곳곳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新京)보 등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9개 부분을 보도했다.》

① 친환경 불꽃놀이

개회식 당일 베이징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불꽃놀이에는 폭죽 3만3866발이 동원됐다. 이 정도면 주경기장 냐오차오뿐 아니라 베이징 전체에 연기가 자욱할 만했지만 정작 연기는 물론이고 화약 냄새나 재, 종이 등 파편도 없었다. 유황과 종이를 대체하는 신소재를 사용해 불꽃이 폭발하면서 대부분 타버렸기 때문. 흔적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불꽃놀이로 하늘에 그림을 그려낸 데는 폭죽이 날아가는 속도와 폭발 높이 등을 일일이 계산해 통제하는 디지털 제어기술의 공헌이 컸다.

② 비를 막았다

특정 지역에 비를 막은 역(逆)인공강우 기술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사상 최초로 증명했다. 개회식 당일 오후 중국 정부는 비가 오는 길목에 1104발의 로켓을 발사해 비의 기세를 사전에 꺾었다. 비록 그 지역에는 폭우가 내렸으나 적어도 1억 달러를 들인 개회식 현장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③ 항공 재료로 만든 도화지

개회식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몸으로 그림을 그리던 화폭은 진짜 종이가 아니다. 면적이 3240m²인 이 화폭을 종이로 만들면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가볍고 질긴 항공 재료로 수차례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또 두루마리 부분은 돌면서 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양쪽 봉 부분은 그냥 수평 이동했고 봉 위에 조명을 조작해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④ 발광다이오드(LED)로 만든 조명

개회식에서 선보인 환상적 조명에는 발광다이오드가 주로 쓰였다. 하늘에 걸린 오륜기만도 4만5000개의 발광다이오드로 꾸며졌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기도 한 LED는 전력소모량이 기존 조명등보다 월등하게 적고, 전구 수명도 훨씬 긴 데다 제어하기도 쉬운 첨단 제품. 수영 경기장인 워터큐브 외벽에도 서로 다른 6종의 색깔을 내보내는 LED가 심어져 있다.

⑤ 특수제작 성화봉

마지막 성화 주자인 리닝이 들었던 성화봉은 2만8000여 개의 일반 성화봉과 다르다. 공중에 매달려 성화를 봉송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 즉 기압 변화에 맞춰 특수 설계됐다.

개회식에서 리닝이 와이어에 달려 초속 1.7m로 상승할 때 손에 든 성화가 잠시 꺼진 것처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기 저항이 심할 때 불꽃이 성화봉 안으로 숨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또한 리닝의 성화봉은 일반 성화봉보다 불꽃이 더 컸다. 또 프로판가스를 사용해 불꽃이 더 선명하도록 했다. 연료 역시 7g 정도 더 집어넣었고 연소시간도 9분으로 길다.

⑥ 기타 기술들

도핑검사도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첨단기술. 중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도핑기술 개발에 착수해 20년 이상 연구해왔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직전 스펙트럼 분석기 등 도핑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폭발물 제거 로봇 역시 자체 개발한 것이다. 또 전기차량도 이번처럼 대규모로 사용된 것은 전례가 없었다. 이번에 운행 중인 전기차량은 일반 축전지보다 3배 이상 전기를 충전해 한 번에 130km를 갈 수 있다. 또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8분 안팎으로 매우 짧다고 신징보는 소개했다.

이 밖에 아주 작은 무선주파수인식(RFID)장치가 들어 있는 입장권도 눈에 띈다. ‘가짜 천국’ 중국에서 이 장치 덕분에 아직까지 가짜 올림픽 입장권이 단 한 장도 나타나지 않았다.

베이징=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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