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창적으로… 더 아름답게… 베이징 랜드마크 ‘메달감’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건축가 노먼 포스터는 용의 이미지에서 새 공항터미널(T3)의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다. 사진 제공 포스터+파트너스
건축가 노먼 포스터는 용의 이미지에서 새 공항터미널(T3)의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다. 사진 제공 포스터+파트너스
렘 콜하스는 ‘CCTV 타워’를 통해 하늘로 솟구치기보다는 주변 지역을 감싸 안는 스타일의 고층건물 디자인을 추구했다. 사진 제공 OMA
렘 콜하스는 ‘CCTV 타워’를 통해 하늘로 솟구치기보다는 주변 지역을 감싸 안는 스타일의 고층건물 디자인을 추구했다. 사진 제공 OMA
올림픽 정보 관제센터인 ‘디지털 베이징’의 입면은 공산품의 디지털 바코드를 닮았다. 사진 제공 스튜디오 페이추
올림픽 정보 관제센터인 ‘디지털 베이징’의 입면은 공산품의 디지털 바코드를 닮았다. 사진 제공 스튜디오 페이추
《올림픽 개막을 20여 일 앞둔 중국 베이징(北京)의 스카이라인 변화에 건축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변화의 주역은 영국의 노먼 포스터, 네덜란드의 렘 콜하스 등 세계 정상급 건축가들. 포스터가 설계한 새 공항터미널과 콜하스의 중국 국영방송 CCTV 본사 건물은 최근 세계 건축계가 거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베이징의 놀라운 새 건축물들은 날로 높아져 가는 국가적 위상의 상징인 동시에 16세기 이탈리아 로마나 19세기 프랑스 파리처럼 국가 경제의 성장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라고 전했다.》

■ 공항터미널(T3)

용에서 모티브 얻어… ♠ 늘린 형상

4년 공사 끝에 3월 문을 연 새 공항터미널(T3)은 단일 건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다. 1468만 m²의 대지에 들어선 T3의 남북방향 거리는 3.25km. 인천국제공항의 2배에 가까운 규모로 2020년에는 연간 500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터는 영국 런던에서 4개월간 직원 38명과 함께 2500장의 도면을 그린 끝에 포커의 스페이드(♠)를 길쭉하게 늘린 모양을 닮은 평면 디자인을 내놓았다. 포스터는 “전통적인 중국의 상징물인 용(龍)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모더니즘을 실현한 이 터미널에 도착한 여행객은 천장과 바닥에 화려한 조명을 밝힌 터널과 다리를 지나 중앙홀로 인도된다. 붉은색 기둥이 줄지어 늘어선 통로는 사원 같은 전통 공간을 연상시킨다. 중앙홀은 베이징 시를 관통하는 도로와 지하철, 열차, 운하와 연결된다.

■ CCTV 타워

현대판 피사 사탑… 新개선문 비튼 듯

포스터는 “도시의 문맥으로부터 디자인 개념을 얻었다”며 “T3는 중국 문화의 이미지를 풍성하게 경험하며 물리적 심장부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공사 중인 CCTV 타워는 비스듬히 기울어진 두 건물을 공중에서 연결한 외관 때문에 ‘현대판 피사의 사탑’ 또는 ‘큰 바지’ 등으로 불린다.

콜하스는 “높이 경쟁에만 집착해 건축적 상상력을 무너뜨린 기존 고층건물의 진부함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프랑스 파리 ‘그랑다르슈’(신개선문)를 살짝 비틀어 놓은 듯하다. 수직으로 6도 기울어지게 올린 234m(52층) 높이의 CCTV와 194m(44층) 높이의 TV문화센터(TVCC)를 162m 높이에서 철강으로 연결한 다음 그 위에 다시 14층의 사무실을 만들었다. 연면적은 57만5900m²에 이른다.

지하철과 연결돼 일반에 개방되는 TVCC 쪽에는 디지털극장과 녹음실, 전시공간을 뒀다. 내부에는 5성급 호텔이 들어선다. 타워 동남쪽에는 야외 영화 상영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릴 미디어공원이 조성됐다.

■ 디지털 베이징

‘우뚝선 바코드’ IT혁신의 상징

올림픽센터와 국립경기장 인근에 세워진 ‘디지털 베이징’ 건물도 베이징 북부의 새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이 올림픽 관제센터 건물은 연면적 9만8000m²로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의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디지털 업체를 위한 제품 전시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페이추, 퉁우, 후이왕 등 중국 건축가들은 바코드의 이미지를 빌린 강렬한 입면 디자인을 내세워 국제현상설계에서 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페이추는 “숫자 0과 1의 단순한 반복에서 연상한 추상적 매스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화될 중국 정보화시대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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